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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0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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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성장하는 유기체- 백현희(진해동부도서관 사서)

  • 기사입력 : 2021-05-30 20: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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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의 수학자이자 사서였던 랑가나단의 ‘도서관학 5법칙’ 중 제 5법칙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이다.(A library is growing organism)’는 정말 탁월한 표현이라 생각한다. 도서관이라는 기관의 생동감과 진보의 필요성을 이보다 더 간결하게 말할 수 있을까 싶다. 도서관은 끊임없이 시대와 이용자의 요구에 반응하고 적응하며 스스로를 발전시킨다. 도서관을 찾는 시민도 마찬가지다. ‘공공도서관은 시민의 대학’이라는 말처럼, 시민은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을 자양분 삼아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교양을 지닌 사람들일 것이라 생각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세상 어디에나 ‘진상 보존의 법칙’(어느 곳이든 진상은 일정 비율로 존재한다는 법칙)은 통용되는 법이니까. 이번 주말근무에서도 사서가 ‘감정노동자’임을 절감하게 하는 이용자에게 융단폭격을 맞고 있던 중에, 불의를 참지 못하는 청소년에게 도움을 받았다. 그럼에도 ‘도와줘서 고마운데, 위험할 수도 있으니 다음에 이런 일을 보면 나서지 말라’고 할 수밖에 없는 어른의 노파심과 비겁함이란. 돌이켜보면 이런 씁쓸한 상황의 대부분은 소위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광경이다.

    인간은 100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성장하는 유기체이다. 성인이 되면 성장해야 하는 것은 몸이 아니라 정신이다. 자신의 내면을 보살피고 타인을 배려하며 성실하게 삶을 살아나가는 것. 그것이 교양 있는 인간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도서관에는 존경할 만한 분들도 많다. 봉사활동을 일찍 마쳐줬더니 일하지 않은 시간을 받아갈 수 없다고 했던 어린이, 불의를 보고 참지 않고 나서던 청소년, 황혼의 시기에도 새로운 배움을 멈추지 않는 어르신들. 다정한 인사를 아끼지 않는 분들. 그들의 정직함과 용기, 열정, 따뜻함이 여기 ‘시민의 대학’을 안식처 삼아 세월에 꺾이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도 그들을 닮아 노후에 ‘교양 있는 할머니’가 되어 적어도 ‘나는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 현재 성장하는 유기체로서의 목표이다.

    백현희(진해동부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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