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사설] 30년 역사 마산 동서미술상, 명맥 끊어져서야

  • 기사입력 : 2021-06-17 20:42:32
  •   
  • 재원 부족으로 존폐 위기에 몰린 ‘동서미술상’을 살릴 방안을 깊이 고민할 때가 됐다. 동서미술상은 도내 최초 화랑인 마산 ‘동서화랑’의 고(故) 송인식 대표가 1990년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해 제정했다. 미술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고인은 생전 23번째 수상자까지 배출한 후 2013년 별세했다. 이후 동서미술상은 재정 확보라는 큰 벽을 만난 상태다. 그동안 기업들의 후원과 경남메세나 매칭 펀드 등으로 급한 재원을 마련해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기는 했지만 이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 같다. 급기야 올해부터 시상을 중단하겠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코로나로 경기가 위축돼 기업들마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마당에 매번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후원을 요청할 수는 없는 일이니 현실적으로 민간이 이끌기에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이다.

    30년간 민간이 운영한 동서미술상을 제도권에 흡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민간이 운영하기에는 이젠 너무 벅찬 일이 됐다. 조성제 동서미술상 운영위원장이 “30년 역사를 가진 동서미술상이 100년 역사를 바라보려면 개인이 계속 끌고 가는 건 한계가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다. 도내 순수 예술상은 문신미술상, 시민불교문화상, 동서미술상, 메디치상 4개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동서미술상은 가장 오래 됐고 보존해야 할 가치도 충분히 있다. 창원서 활동하는 작가들만 5000명이 넘는다고 하니 이들의 창작 의욕 고취를 위해서라도 존속해야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동서미술상을 창원시가 맡아 공공미술상으로 맥을 이어가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도내 예술인들이 ‘시가 운영하면 공정성이 담보되고 상의 위상도 제고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는데 동의한다. 시의회도 지난 1월 동서미술상 조례안을 발의해 지역 예술인들의 염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예총과 미협 산하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서명을 받아 내주 조례 심의에 제출할 예정이라 하니 이를 잘 검토해 지역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상의 명맥을 이었으면 한다. 시가 직접 운영할 경우 도내 작가들의 창작 의욕도 더 높아지지 않겠는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