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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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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제대학 매각, 교육 본질 차원서 접근해야

  • 기사입력 : 2021-08-29 21: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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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대학 운영권의 건설업체 매각을 놓고 지역사회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 운영권을 인수하려고 하는 건설회사가 과연 학교 운영을 교육의 본질에 맞출 것인가에 대한 우려이다. 즉, 학교를 인수하려는 그 의지 이면에 다른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고 의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거제대학의 현실은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제대로 된 운영을 위해서는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조치로 인해 부족해진 연 5억~1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생 수까지 급감했다.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와 이로 인한 재정난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악순환이 심화하는 시점으로 평가된다. 이런 현실에서는 학교가 새 주인을 맞이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 같다.

    지금 대학 등에서 나타나는 재정 문제는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연결돼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과도 같은 선상에서 드러나는 문제이다. 이런 문제 풀이는 더 차원 높은 방정식이 필요하다.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교육 당국의 측면에서 보면 자립 능력이 떨어지는 대학은 퇴출 대상이다. 반면 지역의 측면에서 보면 대학은 발전의 축이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살려야 할 대상이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의 결집 여부다. 지역민이 결집하기 위해서는 거제대학이 거제발전의 축으로서 인식되느냐, 아니냐가 하는 점이 관건이다. 지역 발전의 축이 되지 못하는 학교를 살려내겠다며 나설 시민은 없기 때문이다.

    거제대학을 살리기 위한 시민 결집을 위해서는 시와 시민단체 등이 주장하고 있는 것과 같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교육부가 자립이 어렵다고 보는 대학인 이상 공론화 과정을 통해 거제대학의 지역 발전 견인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거제대학이 학교 운영 정상화를 위해 매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 인수자가 학교 운영을 교육 본질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필요하다. 오랜 기간 지역에서 인재 양성의 역할을 해온 거제대학이 당초 설립 목표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공론화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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