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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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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여기 어때] 창원 돝섬

추억의 섬 기억하시나요? 수영장·동물원·놀이기구 가득했던 이곳
힐링과 썸 걸어보실래요? 아름다운 풍광과 꽃들이 만발한 이곳

  • 기사입력 : 2021-10-21 21: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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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타고 10분, 황금돼지 전설 깃든 ‘복(福)섬’… 섬 둘레 1.5㎞ 한 바퀴 도는 데 40분 소요

    돝섬은 마산합포구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이다. 면적 11만2000㎡, 둘레 1.5㎞로 섬 한 바퀴를 도는데 넉넉잡아 40분이면 충분하다. 마산소방서 옆 연안크루즈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닿을 만큼 도심과 가깝다. 배 타기 전 터미널 매점에서 새우깡 한 봉지 사놓는 것도 좋겠다. 사람들이 던져 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위해 퍼덕거리는 갈매기 떼를 보는 것도 돝섬 가는 길에 재미를 더한다.

    창원 돝섬./경남신문DB/
    창원 돝섬./경남신문DB/

    돝섬에 도착하면 오른쪽으로 해안산책로와 데크로드가, 왼쪽으로 출렁다리와 잔디광장이 보인다. 바다를 낀 산책로를 따라 동남아에서나 볼 법한 종려나무(야자수)가 시원스레 쭉쭉 뻗어있어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정면에는 황금돼지상이 있다. 1982년 돝섬이 국내 최초의 해상유원지로 탄생한 그 해 세워진,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옛 흔적이다. 돼지는 재물과 복을 상징한다. 그래서 돝섬 방문객 대부분이 이 돼지상을 만지면서 복을 빌고, 서로 인증샷도 찍어준다. 돝섬과 돼지가 무슨 연관이 있나 하니, ‘돝’은 돼지의 옛말이다. 섬을 하늘에서 보면 돼지가 누운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돝섬이라 부른다.

    1980~90년대 전국 관광객들로 붐비던 돝섬해상유원지./경남신문DB/
    1980~90년대 전국 관광객들로 붐비던 돝섬해상유원지./경남신문DB/




    돝섬에 내려오는 전설에도 돼지가 등장한다. 옛 가락국 왕의 총애를 받던 미희가 궁궐 밖을 배회하던 중 왕이 환궁을 재촉하자 돌연 금돼지로 변하여 무학산으로 숨었다. 금돼지가 백성을 해치고 다닌다는 소문이 돌자 군졸들이 그를 쫓았고, 금돼지는 한 줄기 빛을 내며 돝섬으로 사라졌다. 이후 돝섬에서 밤마다 돼지 우는 소리가 나기에 고운 최치원이 섬에 활을 쏘자 소리가 잦아들었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얘기.

    돝섬에는 황금돼지상 말고도 작고 귀여운 분홍색 돼지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지난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가들의 손에서 탄생한 아기돼지 조형물이다. 돝섬에 돼지가 몇 마리인지 세어보는 일도 색다른 재밋거리다.

    ◇코스모스·댑싸리·털머위 등 가을꽃 만개… 마창대교 전경 바라보며 갯벌 체험도

    황금돼지상을 바라보며 영험한 기운을 얻었다면 이제 산책길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출렁다리든 해안길이든 시작점은 어디든 좋지만, 돝섬 구석구석 보물 같은 풍경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반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코스를 추천한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를 친구 삼아, 흐드러지게 핀 꽃을 애인 삼아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걷는 길이다.

    이맘때면 하늘하늘 가우라와 코스모스, 샛노란 털머위가 가을바람에 넘실대고, 만리향이라 불리는 금목서의 진한 향이 비릿한 바다 내음을 삼킨다. 봄이면 벚꽃군락을 비롯해 개나리, 진달래, 철쭉이 꽃대궐을 이루고, 여름이면 해바라기, 겨울에는 동백꽃, 팬지 등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그야말로 ‘사계절 꽃 피는 섬’이다.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시선을 바다로 돌리자 마창대교가 품에 들어올 듯 가깝게 펼쳐진다. 귀산동 카페거리는 물론 건너편 가포동까지 훤히 보인다. 산책로 곳곳에 바닷가로 가까이 내려가는 길이 나있다. 한때 ‘죽음의 바다’라고 불렸던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수질이 맑고 투명하다. 낚싯줄을 드리운 강태공, 노을 지는 풍광을 기다리는 연인, 물때를 맞춰 갯벌 체험하러 온 가족 등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돝섬을 만끽하는 모습이다. 옛 돝섬 어민들은 홍합, 조개, 바지락 등을 캐내 어시장에 내다 팔면 수입이 쏠쏠해 이곳을 ‘돈섬’이라 불렀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꽃들과 해안산책로, 데크로드, 출렁다리 등으로 꾸며져 있는 마산만의 아름다운 작은 섬 돝섬./창원시/
    꽃들과 해안산책로, 데크로드, 출렁다리 등으로 꾸며져 있는 마산만의 아름다운 작은 섬 돝섬./창원시/



    ◇돝섬 정상은 사계절 꽃대궐, 조각 작품 곳곳에… 해양레포츠센터에서 카약·요트 체험도

    돝섬에는 그늘이 많이 없어 햇볕 쨍쨍한 날에는 양산이 필수다. 이런 돝섬이 해수부의 여름휴가 즐기기 좋은 섬에 선정된 적이 있는데, 카약와 크루저요트, 딩기요트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해양레포츠센터가 있어서다. 요트가 줄지어 정박해 있는 이곳에서 5분 남짓 걸으면 출렁다리를 지나 다시 선착장이 나온다. 조금 더 욕심을 내어 정상까지 오르면 코스모스와 붉게 물든 댑싸리가 어우러져 온통 꽃동산이다. 이곳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바다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린다. 정상이라 해봐야 완만한 계단을 10분만 오르면 되니 놓칠 이유가 없다. 오르내리는 언덕길 중간중간에 지난 2012년 조각비엔날레 때 설치한 작품들이 위용을 드러내 뜻밖에 야외 미술관에 온 기분이다.

    배 타기까지 시간이 남으면 출렁다리 옆 실내쉼터에서 흥청거리던 왕년의 돝섬을 사진으로 감상하며 추억에 잠겨보자. 국내 최대 규모 실내풀장도, 섬 꼭대기에 있던 하늘자전거도, 화려한 서커스 군단과 곰, 호랑이, 물개 등 동물들도 모두 떠나고 평온함만이 남았다.




    ◇평온한 산책섬, 위드 코로나 시대 인기 관광지… 마산국화축제 기간 돝섬에도 국화작품 전시

    돝섬이 창원시 직영으로 바뀌면서 낡은 시설을 철거하고 ‘꽃 피는 산책섬’으로 재개장한 2011년부터 올해 9월까지 누적 관광객 수 107만여 명. 한창 전성기였던 1986년에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돝섬을 찾았던 것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그러나 이제는 문전성시인 유원지보다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한가로운 돝섬에 매력을 느끼는 관광객이 더 많다. 위드 코로나 시대, 돝섬은 최적의 비대면 여행지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한편 시는 올해 마산국화축제 기간인 오는 27일~11월7일에 맞춰 돝섬 잔디광장에도 국화 작품을 전시한다. 내년에는 돝섬 해안산책로에 여름철 대표 꽃인 수국을 심어 아름다운 수국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돝섬으로 가는 유람선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마지막 돝섬 출항 시간은 동절기 오후 5시 30분, 하절기는 6시까지. 왕복 요금은 대인 8000원, 청소년·국가유공자·경로·장애인 7000원, 소인(24개월~초등생) 5000원, 24개월 미만 영아는 무료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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