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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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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고성군-군의회 힘겨루기를 보면서 - 김성호 (통영거제고성 본부장)

  • 기사입력 : 2021-10-24 21: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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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 통영거제고성 본부장

    아무래도 고성군과 군의회의 힘겨루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군의회가 요구한 1t 트럭 한 대 분량의 자료 준비에 공무원들이 일주일 밤낮을 새고,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유기동물보호소 벽면에 방음재 하나 붙이지 못하는 현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백두현 고성군수와 국민의힘 소속 군의원들은 그동안 사사건건 충돌해 왔다.

    갈등의 시작은 ‘꿈키움바우처’라고 명명된 청소년 수당 정책부터였지 싶다. 고성군의 모든 중학생에게 5만원, 고교생에겐 7만원의 수당을 매달 지급하는 이 정책은 군의회 상임위에서 세 번 부결된 끝에 겨우 통과했다. 그때는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재정부담이 크다”는 군의회의 이유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들렸고, 비록 조금 삐걱댔으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도 꽤나 조화로웠다.

    그러나 지방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일까. 올해부터는 갈등의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더 감정적이고 노골화됐으며, 한편으론 더 유치해졌다.

    군의회가 코로나 백신 접종 우수마을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백두현 군수의 약속에 대해 예산을 통과시켜주지 않는 방법으로 제동을 걸자 백 군수는 의회가 만든 ‘공모사업 관리 조례’가 군정을 사전에 심의하려는 의도라며 되돌려 보냈다. 여기에 더해 군의회는 백 군수와 연관된 지역 건설사의 수의계약 건수가 급격히 늘었다며 행정사무 조사 특위를 구성하더니 이번에는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심의하면서 ‘유스호스텔’과 ‘유기동물보호소 리모델링’ 계획안을 아예 빼버려 사업을 못 하게 막았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공무원들만 죽어나고 있다.

    군의회가 요구한 1t 트럭 1대 분량의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일주일 밤낮을 새야 했고, 시설 한도를 2배나 초과한 유기동물 관리에 씨름하는 상황에 처했다. 안 그래도 ‘코로나다, 공룡엑스포다’ 현장 지원근무에 파김치가 되는 판국에 군수님과 의원님 사이에 끼여 전전긍긍하는 마음고생은 안쓰러울 정도다.

    어쩌면 군정을 집행하는 군과 이를 감시·견제하는 의회의 갈등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소통 부재다. 군과 의회의 갈등 저 깊은 곳에 ‘괘씸하게’, 혹은 ‘나를 무시해?’와 같은 유치하고 저급한 감정이 자리 잡고 있지나 않을까 하는 점도 매우 걱정스럽다. 또, 당리당략이 숨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떨치기 힘들다.

    백두현 군수와 11명의 군의원에게 언젠가 고성군공무원노조가 낸 성명서의 한 구절을 돌려주고 싶다.

    “입만 열면 군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진정 군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살피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김성호 (통영거제고성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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