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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위기의 지방대 - 차별화된 특성화로 극복해야- 송신근(창원대 회계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4-26 20: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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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학령인구의 감소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가 대학 진학 인구의 감소와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이다. 특히 대학 사회는 이미 학령인구의 감소로 그 위기 속에 깊숙이 빠져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구통계 추이 분석을 통해 2000년대 초반에 이미 2020년 이후에는 대학 사회 전체가 학령인구 감소로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것을 각 대학들도 예견하고 인지하고 있었던 사실이다.

    더 암울한 상황은 2020년 출생자 수가 약 27만6000명, 2021년은 약 26만3000명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게 돼 2038년부터는 전문대학을 제외한 4년제 대학만 고려하더라도 2021년도 4년제 대학 총 입학정원 31만7000여 명에 훨씬 못 미치게 되어 2021년 기준 전국 197개 4년제 대학 중 모집 정원 1000명 정도의 대학 약 50개 이상이 온전히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 대학이 아닌 지방대학에서 먼저 일어나고 있다. 지방대학이 먼저 문을 닫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 닫는다’는 말은 이제 우리 사회의 관용어가 됐다. 그 주원인이 되고 있는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은 수도권 진출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보다 나은 취업처와 미래 희망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오히려 지방대학이 더 나은 취업처와 미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수도권 대학보다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수도권 대학과 차별화되는 비전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지방대학들은 수도권 대학과 대단히 유사한 대학 구조, 학과 구조, 교육 과정, 취업 프로그램, 행정 시스템, 학생 지원 등으로 운영되고 있어 수도권 대학과 차별화돼 있지 않다. 공통점은 있다. 대단히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들에 대한 지방대학의 현황이 여전히 그러하다는 점이다.

    만약 기업이 대학의 상황과 같은 긴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회사의 체질을 근본부터 완전히 바꾸어 돌파구를 마련하거나, 과감하게 자발적으로 폐업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그러면 지방대학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새로운 시각으로 대학의 본질인 정체성을 재정립해 가면서 차별화된 변신을 꾀해야 한다.

    대학은 고등교육 수요자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주체이다. 경제 주체이므로 수요의 변화에 따라 공급도 변화시키는 것이 경제 논리이다.

    지방대학들이 수요의 감소에 따라 공급을 줄이고 있는가? 수요의 변화(학생수요 및 산업수요)에 따라 공급도 변화(학과 및 교육 프로그램)시키고 있는가? 더 나아가 학생 수요자에게 종국적으로 무엇을 줄 것인가? 교육 서비스만 제공할 것인지, 아니면 직업까지 해결해줄 것인지? 늦었지만 이제라도 지속 생존을 위해 이러한 것들에 대한 지방대학만의 차별화된 대학 정체성을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

    그동안 지방대학이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마음의 문, 혁신의 문을 닫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또한 지방대학의 위기가 지역 경제의 위기, 더 나아가 지역 소멸로 이어지게 돼 지방대학과 지역사회가 공동 운명체임에도 불구하고 지방대학 위기의 짐이 대학에만 부과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지방대학의 위기 극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도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위기의 직접적 당사자인 대학 스스로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일본의 아키타국제대학과 가나자와공대, 그리고 미국의 올린공대, 뱁슨칼리지, 캘리포니아공과대학과 스탠퍼드대학 등 대표적인 외국 지방대학 성공사례들은 위기에 직면한 우리나라 지방대학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 대학의 성공은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변혁 의지와 전략적 마인드를 갖춘 소통하는 CEO 총장을 통한 차별화된 대학 특성화를 추진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송신근(창원대 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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