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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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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간암

오종욱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외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9-05 08: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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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몸의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간염 바이러스나 술, 약물 등으로 인해 70~80%가 파괴돼도 아무 증상이나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피로감, 쇠약감, 황달, 체중 감소, 통증, 덩어리 만져짐 등 증상이 나타나서 발견했을 때는 이미 상당히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 조기 발견 및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국내 간암의 주요 원인인 B형 간염 예방접종 사업의 영향으로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국내 주요 다빈도 암 중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여전히 높아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간암은 다른 암들보다 위험 요인이 뚜렷한 질환으로, 원인에는 간염 바이러스, 알코올성 간 질환이 있다. 특히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간암이 발생할 위험은 20~100배가량 높아지고, 간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할 경우에는 간경변증 또는 간경화라고 부르는 세포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섬유성 변화가 일어나 간암의 발생률을 1000배 이상 높인다.

    초기 간암일 때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간 절제술, 고주파 열 치료술, 간 이식이 있다. 이들 세 가지 치료는 암 자체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완치 목적의 치료로, 간 기능이나 환자의 컨디션에 따라 치료를 결정한다. 최근 간 절제 수술기법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복강경 및 로봇수술이 활성화되어, 기존의 개복 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 시간도 월등히 단축되었다. 그러나 실제 간암 환자 4명 중 1명만 간 절제술이 가능할 정도로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고주파 열 치료술은 외과적으로 간을 절제하는 대신 고주파 전극을 삽입한 후, 열에너지를 가해 조직의 괴사를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주요 혈관과 인접해 있지 않은 3㎝ 이하의 간암에 주로 시행하지만, 3㎝ 이상의 간암이라도 수술적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경동맥화학색전술(TACE)과 병행 치료하기도 한다.

    간암의 경우 간 절제나 고주파 열 치료를 해도 남은 경화된 간에서 암이 자주 재발한다. 간암을 완전히 제거하더라도 남은 간에서 간암이 5년 안에 재발할 확률이 50%가 넘기 때문에, 간암의 가장 완벽한 치료는 경화된 간을 제거하고 새로운 간으로 대체하는 간 이식이다. 간 이식은 다른 치료보다 5년 생존율은 물론 10년, 20년 생존율도 압도적으로 높지만, 간을 줄 공여자가 있어야 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으며, 간 이식 이후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간암이 이미 많이 진행돼 간 절제, 간 이식, 고주파 열 치료 등 완치 목적의 치료법을 적용할 수 없을 때는 간암 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항암 약물 또는 방사선 물질을 주입해, 혈관을 막아 간암을 괴사시키는 경동맥 화학 색전술이나 방사선치료, 항암 화학 요법 등을 시행한다.

    간암 예방 핵심은 간암의 위험요인들을 줄이고, 간암에 대한 보호요인들을 늘리는 것이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이다. 또한, 부적절한 성접촉 피하기, 문신이나 피어싱 등 혈액이나 분비물을 통한 감염에 주의하기, 여럿이 사용하는 손톱깎이나 면도기 사용 피하기 등이 있다. 이 외에도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이 등이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종욱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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