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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정어리떼죽음 원인불명 아니길- 이현근(자치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2-10-11 19: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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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월 30일. 느닷없이 어린 정어리떼 폐사체가 마산만을 뒤덮었다.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마산만을 뒤덮은 정어리 폐사체는 무려 142t이 넘는다. 워낙 광범위하게 많은 정어리가 밀려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을 정도였고, 미처 치우지 못한 사체가 부패하면서 악취까지 발생해 사실상 재앙에 가까웠다.

    마산만에 이런 일이 발생하자 여러 가지 원인을 두고 추측이 난무했지만 ‘환경오염’으로 그랬을 것이라는 말이 제일 먼저 거론됐다. 마산만은 가곡 가고파에서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로 불리며 청정 바다의 상징이었지만 70년대 급격한 산업화로 오염되면서 물고기도 살지 못하고 수영장은 폐쇄되는 등 오염된 바다의 상징인 죽음의 바다로 전락했다. 그 파란 바다였던 마산만을 되살리기 위해 창원시와 환경단체, 시민들은 수십 년 동안 공을 들였다. 죽음의 바다였던 마산만에는 1990년대 이후 사라졌던 바다풀 일종인 잘피와 천연기념물 수달이 돌아오며 다시 바다가 살아나고 있다는 전조를 보였고, 철인 3종도 개최돼 마산만에서 수영을 하기에 이르렀다. 아직 예전의 모습을 찾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죽음의 바다라는 오명에서는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느닷없이 정어리떼가 폐사하면서 일각에서는 마산만의 오염으로 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하지만 마산만의 오염이 원인이라면 정어리뿐만 아니라 다른 고기들도 폐사해야 하지만 유독 어린 정어리떼만 있는 걸 보면 수긍이 가기 힘들다는 반론도 나왔다.

    또 다른 추측으로 멸치조업을 하는 권현망어선에서 어린 정어리떼를 잡았다가 바다에 버렸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멸치조업 중 멸치가 아닌 정어리가 잡힐 경우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멸치선단에서 폐기했다고 보기에는 정어리 떼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 역시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마산만 인근 바닷속 환경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어리떼의 상태를 보면 살아있는 채로 적조나 다른 무언가를 피해 마산만으로 잘못 진입했다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최근 발생한 적조나 기후이상으로 바다 밑 산소가 부족(빈산소수괴)해 폐사를 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달 안에 종합결론을 내린다고 하니 지켜봐야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지 우려도 된다.

    최근 5년간 경남 지역 하천이나 강에서는 물고기 2만88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지만 약 90%가 원인 규명을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물고기 1만4000여 마리가 폐사하고, 창녕 우포늪에서도 지난해와 올해 6000여 마리가 폐사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 원인불명이 대부분이다.

    최근 호주 태즈메이니아 해변에 파일럿 고래 270여 마리가 고립됐다가 90마리 이상이 떼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고래뿐 아니라 물개, 바다표범 등도 스스로 해안가로 올라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집단 자살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이 역시 원인에 대해 알려진바 없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이상으로 세계 도처에서 폭우와 폭설, 이상고온 등 급격한 기후 변화를 보이면서 생태계 역시 급변하면서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정어리떼죽음 역시 위기에 처해 있는 지구의 마지막 경고인지 모른다.

    이현근(자치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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