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21일 (화)
전체메뉴

[사설] 서민은 고금리로 고통, 은행은 돈 잔치

  • 기사입력 : 2023-01-17 19:59:02
  •   
  • 고금리로 대출 고객들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지난해 사상 최고 이자수익을 거둔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성과급 잔치’에 나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기본급 대비 400%, 신한은행 361%, KB국민은행은 280%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다 조기 퇴직자에겐 최대 5억~7억원의 희망퇴직금을 주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이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NH농협은행이 고금리와 고물가로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을 외면하고 있다며 대출금리 인하와 긴급자원 지원 등 영업이익 농가 환원을 촉구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최대 수익을 올린 것은 고금리 사태를 악용해 노골적인 이자놀이를 한 결과다. KB국민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전년에 비해 30.1%나 늘었다. 이같이 이자수익이 늘어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올려 예대마진을 키웠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이러다 보니 NH농협은행의 2021년 직원 평균 총 급여(성과급 포함)가 1억원을 돌파했다. NH농협은행(농협중앙회 100% 지분)은 일반 사기업과 달리 공적인 책임이 있는 은행인데도 예대마진으로 번 수익을 임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농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NH농협은행이 고임금과 성과급 등으로 돈 잔치를 벌이는 동안 농가부채는 급증한 대출이자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농협은행과 경제지주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농민조합원에게 쓰지 않는 것은 조합원의 공동이익 추구를 위해 설립된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농민단체가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으로 얻은 영업이익을 농민조합원에게 환원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출금리 3% 인하와 영농자재 구매 수수료 인하 등은 설득력이 있다. NH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과는 달라야 한다. 농민에게 대출 부담을 덜어주는 등 농협중앙회의 설립 취지를 최대한 살려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