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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징어 게임’에서 안전장치가 있었다면- 이해중(안전보건공단 경남본부안전보건1부 부장)

  • 기사입력 : 2023-05-17 21: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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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속에서 문이나 틈새에 끼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끼임 사고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지만 때로는 사망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서바이벌게임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알리가 밀린 월급을 주지 않는 사장과 몸싸움을 하다가 돌아가는 롤러기에 사장의 손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하고 만다. ‘아차’하는 순간 되돌릴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는 끼임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안전에 초점을 맞춰 ‘오징어 게임’을 다시 바라보자. 예를 들어, 알리와 사장의 치열한 몸싸움에서도 롤러기의 롤러 부분에 덮개가 설치되어 있었거나 전단에 비상정지 장치 및 역회전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면, 사장의 손이 롤러기로 향했어도 손이 덮개에 막혔거나 안전장치가 작동되어 손이 끼이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우리 제조업 산업현장에서의 끼임 사고는 어떨까? ‘끼임 사고’란 기계의 움직이는 부분과 고정부분 또는 움직이는 부분들 사이에 신체가 끼이고 물리거나 말려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사고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제조업 끼임 사망사고 374건을 분석한 결과, 생산 등의 정형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사고는 145건(38.8%), 나머지 229건(61.2%)은 청소, 점검, 정비, 수리 등 비정형 작업에서 발생했다.

    끼임 사망사고의 예방을 위해서 무엇보다 사업장 자체 관리감독과 그에 따른 안전조치가 우선돼야 한다. 사업주 및 관리감독자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 작업자에게 작업 방법, 방호장치 등의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설비와 방호장치에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전원을 차단하고 정비를 실시한 후 사용하여야 한다. 특히 기계·설비 작업 전에는 센서, 덮개 등의 방호장치를, 그리고 기어·롤러의 물림점에는 방호덮개를 설치해야 한다. 작업 전 안전교육과 기계·설비의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것, 이 간단한 안전 수칙이 끼임 사고를 예방하는 핵심인 것이다.

    공단에서는 안전이 취약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위험 요인 개선을 위한 비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Quick-Pass 방식’이라는 보조 지원을 통해 위험성 평가 기반의 공단 전 기술지도 사업과 연계해 현장점검 결과, 즉시 개선이 필요한 끼임·추락 등 사망사고 고위험 작업 설비 예방 품목(구동부 덮게, 인터록장치, 안전문, 안전난간 등)에 대해서는 지원절차 및 제출 서류를 대폭 간소화해 지원한다. 지원 조건은 사업장당 소요 금액의 70%(최대 350만원까지), 당해 연도 1회에 한해 지원된다.

    사망사고 예방은 비단 근로자 한 명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영자는 의무와 책임을, 사업주와 현장관리자는 현장 안전 수칙 준수라는 기본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우리 모두의 관심이 일터에 있는 근로자들을 사망사고로부터 지켜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해중(안전보건공단 경남본부안전보건1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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