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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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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난 ‘함안수박’의 한숨

일조량 부족에 작황 평년 절반 수준
재해보험 적용 안돼 농가 피해 극심
군, 현황 파악·영양제 지원 등 나서

  • 기사입력 : 2024-03-07 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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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전국 명성의 ‘함안 수박’ 농가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일조량 부족 피해는 농작물재해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일조량 부족 피해를 보고 있는 함안군 대산면 함안수박 생산 비닐하우스에서 이성환 함안군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와 강주홍 생산자가 성장을 멈춘 어린 수박을 들어보이고 있다.
    일조량 부족 피해를 보고 있는 함안군 대산면 함안수박 생산 비닐하우스에서 이성환 함안군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와 강주홍 생산자가 성장을 멈춘 어린 수박을 들어보이고 있다.

    ◇‘함안 수박’ 피해 현황= 7일 함안군에 따르면 함안지역 1384㏊에서 1230농가가 12월부터 6월까지 5만7192t의 수박을 생산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767억여원에 이른다. 함안 시설 수박 재배면적은 전국 15%, 도내 6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겨울에 생산하는 겨울수박 생산 규모는 전국의 70%를 점유할 만큼 전국 대표 수박 주산지가 함안이다.

    하지만 올겨울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수박 작황 불량으로 농가가 큰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안 시설 수박 작목 중 11월에 심어 4월 말까지 수확하는 ‘촉성재배작형’은 7일 현재 850농가 592㏊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중 지난해 11월 5~20일 심은 71㏊는 60%의 피해를 입었다. 같은 달 21일부터 30일까지 심은 166㏊는 40%, 12월 1~10일 심은 355㏊는 무려 80%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농가의 비닐하우스에 곰팡이병이 퍼져 수확량이 급감하거나 아예 수확을 포기할 정도이다. 또 수정이 불량하거나 생육이 저조해 출하 시기를 조절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수정이 불량한 농가에서는 재배를 포기한 후 다시 수박을 심는 농가도 나오고 있다.

    ◇기상 이변= 올 1~2월에는 비가 자주 내리거나 일조량이 크게 부족했다. 함안군은 지난 1~2월 일조시간이 총 320.4시간으로, 평년 402.9시간에 비해 20%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반면, 이 기간 145.5㎜의 비가 내려 평년 51.2㎜에 비해 284.5%나 증가했다. 1~2월 강우일수만 보더라도 평년 1.5일에 비해 올해는 18일로, 무려 1200%나 급증했다.

    ◇농가 반응= 수박 생산 농가의 한숨이 깊다. 비닐하우스 660㎡ 1동 기준으로 평년 2400㎏의 수박이 생산됐지만, 올해는 1320㎏ 생산이 예상돼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함안군수박생산자협의회 대산면 강주홍 회장은 “현재로서는 일조량이 회복되기를 바랄 뿐 방법이 없다. 힘들게 키운 수박을 뽑아버리고 다시 심는 농가가 많다. 사정이 이러니 현재 모종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 모종이 있어야 재기할 수 있는데, 모종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종을 다시 심어 남은 농사를 잘 지어도 작년의 반타작밖에 되지 않는데,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지었다.

    ◇함안군 지원책= 함안군은 수박 농가 피해가 커지자 다각도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피해 농업인의 현황을 파악해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제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피해 농업인에 대한 농산물 생산비 보장 지원을 위해 영양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함안군 관계자는 “계속적인 피해 조사 후 피해 보전 등 농가 경영개선 방법 강구와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업인 피해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확대 등을 지속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작물 재해보험 적용 왜 안되나= 지난 5일 기준으로 수박 54농가, 멜론 7농가 총 437동에 대해 농작물재해보험 관련 피해 접수를 한 상태이다.

    하지만 재해보험 적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여 농가의 반발도 예상된다. 일조량 부족은 폭우·폭설과 달리 구체적 재해 유형이 잘 드러나지 않는 데다 농가별 피해 상황이 제각각이어서 피해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경남도와 함안군, 대산농협, 창원원예농협 등이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도 재해보험이 지급될 수 있도록 각계에 건의 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창원원예농협 관계자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보험사와 적극 협의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조윤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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