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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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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공감', 드라마 보다 앞서가는 시청자

  • 기사입력 : 2005-03-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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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층의 사랑을 현실적이면서도 진한  감성으로 그려내며 갈수록 호평받고 있는 SBS TV 금요드라마 '사랑공감'. 드라마는 가정과 부부애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도 오히려 시청자들은 '가정'  보다는 '사랑'을 선택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미숙 견미리의 말그대로 '불꽃튀는' 연기 대결과 트렌디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깊숙한 심리묘사, 시청자들의 감정을 이끌어가는 진중한 영상이 조화를 이루며  은근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젊은 시절 사랑했으나 다른 남자를 선택한 희수(이미숙)와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여자와 결혼했으나 내내 희수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 묻어둔 채 살아야 했던 치영(전광렬)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과 판타지를 일깨우는 인물이라면, 그들 못지 않은 비중으로 현실감을 표현하는 인물이 치영의 아내 지숙(견미리)과 희수의 남편 동우(황인성).

        드라마는 시놉시스 기획단계에서부터 희수의 이혼과 치영의 가정회귀를  못박아두고 시작했다. 희수는 가난한 집 딸이라며 10년 동안 그를 구박한 시어머니와 불편한 사이임에도 남편과 자식을 믿고 살았지만, 남편의 불륜과 그로인해 자식까지  잃는  상황이 된 이후 자신의 삶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혼 직전까지 갈 정도로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던 치영과 재회해  잠시 사랑만이 소중했던 젊은 날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도 생긴다.

        지숙은 "10년을 바라본 당신 뒷모습 때문에 내 눈물이 뜨거워"라며 이혼을 결심하지만 정작 남편이 첫사랑 희수와 다시 만나자 말을 바꿔 절대 이혼을 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 된다.

        드라마 방영 초기만 해도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지숙의 상황을 동정했다. 특히 피를 토하듯 진심을 다하는 견미리의 열연에 힘입어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한   지숙에게 자신을 투영시킨 여성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숙의 사랑에 대한 이기심이 결과적으로 오히려 치영을 불행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는 면이 보여지면서 시청자들이 치영이 아내인 지숙보다는 마음속의 연인 희수를 선택하길 바란다.

        시청자 이재혁씨는 "치영이 다시 지숙에게 돌아가 아무렇지도 않게 살게 된다면, 이는 사랑을 찾은 것이 아닌 지난날의 바보 같았던 결혼을 선택한 비겁한 남자로 돌아오는 것일 뿐"이라며 드라마 결말을 바꿔주길 바라고 있다.

        최주미씨 역시 "가정의 소중함도 중요하지만…10년 내내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는 치영이 뒤늦게 부인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다는 게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고 글을 올렸다.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삭막한 현실을 벗어난 일탈을 선택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현상.

        '사랑공감'의 한 제작진은 "강남 주부들 사이에서 '사랑공감'의 절절한 감성과 현실적인 감각이 화제라고 들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여성들이 자신들의 스무살 감성을 되돌아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세호 PD는  "치영과 희수의 안타까운 심경을 그리면서 한편으로는 왜 치영이 아내를 택하게 되는지에 대한 심리묘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결말 번복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 부부의 이혼, 한 부부의 재결합이라는 서로 다른 결말을 통해 부부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면 이 드라마는 의미있는 작업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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