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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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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눈칫밥'인가/홍정명기자

  • 기사입력 : 2007-07-25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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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대상이 창원국가산업단지이다 보니 거의 매일 기업체 대표들을 접하게 된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혹은 “회사 운영은 잘 되고 있는지요” 하고 묻는다. 십중팔구 “그저 그렇지요” 또는 “힘듭니다” 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래요” 하고 되물으면. 그나마 타지역보다는 나은 편이라고 덧붙인다.

      타지역보다 나은 편인데도 ‘우는 소리’를 하는 이유는 뭘까 궁금해진다. 이유는 많을 것이다. 그 중 한가지를 꼽으라면 대-중소기업간의 수직적 상하관계를 들고 싶다.

      수년 전부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아직 진정한 상생은 멀게만 느껴진다. 어쩌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대기업과 견줄만한 기술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빼고는.

      올들어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30~50%의 원가절감운동을 외치고 있다.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자는 것이다. 이같은 불똥은 결국 중소협력업체로 튀고 만다. 대기업이 기침하면 중소기업은 독감에 걸려 신음하는게 현실이다. 어찌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눈치를 보지 않겠는가.

      중소기업 사장들에게 회사 홍보를 청하면 거절당할 때가 많다. 이유는 모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홍보 기사가 실리면 “요즘 잘 나가는가 봐? 단가 좀 내려도 되겠네”하는 반응이 예상되기 때문이란다. 응하는 기업도 모기업 심기 건드리는 내용은 삼가달라고까지 한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자신의 처지를 ‘샌드위치’에 비유했다. 모기업은 툭하면 납품단가를 깎고. 직원들은 회사야 어떻든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틈바구니에 자신이 서 있다는 것이다. 이러니 회사를 크게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안 생겨 투자할 생각도 없고. 그냥저냥 꾸려가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기업인들이 늘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투자 없는 창원단지는 ‘정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홍정명(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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