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일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외교·안보라인의 정보력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향후 북한정세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과 외교 협조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외교력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9일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사실을 발표한 이후 2시간만인 오후 2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앞으로 한미 양국이 함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어 2시 50분에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간에 긴밀히 정보를 교환하며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5시 30분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북한의 '혈맹'이자 후원국으로 김 위원장 사후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는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후 미국, 일본, 러시아 정상과는 통화를 했는데 중국측 소식통을 확인해보니 통화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중 외교에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체제가 달라서"라며 "해외 전화 통화는 익숙치 않아서 계속 협의 중"이라고 답변했다.
민주통합당도 이날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정부와 중국의 불통을 심각한 외교문제로 규정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해찬 위원장과 참여정부시절 외교부장관을 지낸 송민순 의원은 "정부와 중국간에 통화가 안됐다는데 정부간 대화가 단절된 예는 없었다"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조의를 표명하기 위해 20일 오전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을 방문했다.
이상권기자 sky@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