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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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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무표정 감정연기 어려워… 순수한 시온에 힐링"

KBS '굿 닥터'서 자폐아 레지던트 박시온 열연

  • 기사입력 : 2013-10-16 16: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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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수한 시온을 연기하면서 제 자신도 '힐링'이 됐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툰 자폐아면서도 천재적인 암기력을 지닌 소아외과 1년차 레지던트. 그렇지만 순수한 사랑에 눈을 뜨는 남자.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지극히 모순적인 이러한 캐릭터를 온몸으로 녹여낸 이가 있다.

    지난 8일 19.2%(닐슨코리아·전국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린 KBS 2TV 월화극 '굿 닥터'의 배우 주원(26)이다.


    그는 지난 15일 밤 강남구 논현동에서 기자들을 만나 "아직 시온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굿 닥터'를 촬영하는 동안 아무 문제 없이 작품이 잘 마무리돼 다행이다"라고 소박한 종영 소감을 밝혔다.

    다음 달 막을 올리는 뮤지컬 '고스트(GHOST)' 연습에 한창인 그는 어딘가 말투가 극 중 시온과 무척이나 닮았다. 아직도 작품의 여운이 짙게 밴 듯했다.

    '굿 닥터'는 대학병원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주인공 박시온을 비롯해 차윤서(문채원), 김도한(주상욱) 등 전문의들의 활약을 담은 의학 드라마.

    그러나 카리스마 넘치는 의사가 화려한 의술을 뽐냈던 '하얀 거탑'·'골든 타임' 같은 기존의 의학 드라마와는 달리 자폐를 '앓는' 시온은 이를 연기하는 주원 특유의 따뜻한 매력과 어우러지며 진한 사람 냄새를 풍겼다.

    "작품을 촬영하며 시온의 감정을 조금씩 알게 되니 마음이 굉장히 아팠어요. 그는 조금씩 성장을 하는데, 이를 연기하는 저는 슬픈 겁니다."

    주원은 "극 중 '세상에 제 편은 없었습니다' 같이 자학을 하는 듯한 대사가 많았다"며 "이를 연기하는데 마음이 아파 연기하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되돌아봤다.

    더구나 시온이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는 데 애를 먹는 자폐아라는 설정은 연기의 폭을 대폭 줄여버렸다.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감정을 드러내야 했고, 상대 배우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서도 연기 호흡을 일궈야 했기 때문이다.

    "시온의 감정선을 알 수가 없었어요. 대본에 '시온이 화낸다' 같은 지문이 쓰여 있지 않았을뿐더러 작가님도 '표정을 짓지 말라'고 주문하셨거든요. 제 딴에는 슬픈 연기를 해도 과연 이 감정을 시청자가 알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죠."
     




    주원은 그 해답을 '눈빛 연기'에서 찾았다.

    극 중 동료와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상대 배우의 어깨 아래에 시선을 맞췄고, 의사로서 천재성을 드러내야 하는 수술 장면에서는 눈빛에 힘을 줬다. 더욱이 집도 장면에서는 얼굴에 수술용 마스크를 쓴 터라 감정을 표현하는 '통로'는 두 눈이 전부였다.

    "저는 영화 '맨발의 기봉이'처럼 '너무 가면' 안 됐죠. 음악가나 미술가가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맡은 의사였으니까요. 그래서 '중간선'을 지키려 애를 썼습니다."

    주원은 "시온은 특히 책으로 혼자 공부한 스타일이라 감정적인 부분에서 더욱 약한 인물"이라며 "평소에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다가 수술에 들어가면 눈을 일부러 '똘망똘망'하게 떴다"고 연기의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박시온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자폐 센터 원장의 도움으로 실제 자폐아 두 명을 만나 연기의 '힌트'를 얻었다.

    자폐 센터 원장은 주원에게 '자폐아 하면 다들 영화 '말아톤'과 '맨발의 기봉이'를 떠올리는데,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단다. 자연스레 이를 연기하는 그의 어깨가 무거웠을 터.

    "다른 배우들은 평범한 소아외과 의사만 연기하면 됐는데, 저는 자폐까지 훈련해야 했으니 고민이 많았죠. 특히 자폐아들도 저마다 각각 증상이 다 다릅니다. 공통점은 타인과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는 것뿐이에요. 그래서 저는 작품 내내 상대 배우들의 눈을 보지 못했습니다."
     


    주원은 지난해 여름을 달군 KBS 2TV '각시탈', 국정원 요원으로 변신한 MBC '7급 공무원'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TV 데뷔 3년 만에 방송가에서 가장 '뜨거운' 주연급 배우 가운데 한 명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그는 "시청률은 작품에 꼭 필요한 게 아니다"라면서 그 계기로 전작 '7급 공무원'을 들었다.

    "시청률을 확인하기 시작한 것은 '각시탈'부터입니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다 보니 '잘되지 않으면 나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매일 시청률에 집착했어요. 그렇지만 이후 '7급 공무원'에서 시청률이 잘 나오다가 후반에서 떨어지다 보니 이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됐습니다. 그저 연기 자체가 재미있을 뿐이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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