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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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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경주로에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

과학적으로 설계된 인공의 땅
빠른 배수 위해 모래·돌 쌓고
사고 위험 줄이려 높이도 달라

  • 기사입력 : 2013-12-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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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로에서 경주마들이 질주하고 있다./부경경마공원 제공/


    경마 경주로는 단순히 달리기만을 위한 경기장일까.

    국내 경마장의 경주로는 모두 모래주로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모래주로가 단순히 모래로만 구성돼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육상경기처럼 수많은 세월을 거치면서 쌓여온 노하우의 복합체라고도 할 수 있는 경주로의 비밀에 대해 알아본다.

    ◆경주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경주로는 배수의 문제를 고려해 철저하게 만들어진 인공적인 땅이다. 경주로의 전체 두께는 60㎝나 된다. 경주로의 가장 밑바닥은 지름이 4㎝ 이하의 부순 돌을 두께 25㎝가량 깐다. 이 층은 경주로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쇄석 보조기층’이라고 한다. 그 윗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쇄석기층’은 2.5㎝ 이하의 부순 돌로 구성하며 높이 10㎝가량이다. 그런 다음 화강암질 풍화토를 15㎝가량(마사토) 덮은 후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굵은 모래를 7㎝ 정도 덮는다. 이것을 ‘쿠션 모래층’이라 하며 이 층들의 합은 정확하게 57㎝이다. 이렇게 경주로를 조성하는 이유는 비가 많이 오더라도 물이 원활하게 빠져나가고 시속 60㎞를 넘나드는 속도로 질주하는 경주마들의 안전한 경기를 위해서다.

    ◆경주로는 평평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경주로가 평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주로는 그 구간별로 높낮이가 차이가 나는데, 웬만해선 그 차이를 구별해내기 쉽지 않다. 부경경마공원의 경우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높이는 ±1m까지 차이가 난다.

    경주마들이 경주 막판 언덕길을 오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경주 막판이 내리막이거나 평지일 경우 계속되는 가속도에 따른 사고가 빈번할 것을 대비한 것이다.

    또 경주로 안쪽부터 바깥쪽에 이르기까지 일정하게 기울여져 있다. 직선 구간에는 안쪽으로부터 3분의 2 지점이 약간 높고 양쪽이 낮은 형태로 주로가 만들어져 있고, 곡선 구간에서는 안쪽이 낮고 바깥쪽이 높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승패 요인, 경주로의 함수율

    경주로의 컨디션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는 모래가 머금고 있는 물의 정도를 뜻하는 ‘경주로 함수율’이다. 함수율이 높으면 마치 바닷가 썰물 때 모래사장과 같이 모래가 가라앉아 경주로를 달리는 경주마의 말굽이 쿠션 모래층 안으로 덜 박히게 된다. 이는 경주에서 체력소모를 줄이고, 경주속도를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경주로의 함수율은 경마경기에서 우승마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부경경마공원에서는 경마가 열리기 전 경주로의 함수율을 수시로 체크해서 홈페이지와 전광판을 통해 고객들에게 공지한다.

    이번 주 경마공원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경주로의 상태를 참고해 우승마를 예측해 본다면 보다 재미있는 경마 관람이 될 것이다.

    이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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