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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신안공설운동장 매각 이대론 안된다- 강진태(사회2부 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3-12-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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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시 재정운용에 큰 짐이 되고 있는 신안공설운동장 부지 매각이 또 실패했다.

    지난 2008년 8월 첫 번째 매각 공고를 낸 이후 모두 10번째로, 이번에도 이 땅 개발에 관심을 두는 업체가 전혀 없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5차례, 공백을 두다 최근 또 5차례나 매각을 시도했지만 아예 입질도 하지 않는 상황만 반복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동안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 최초 1113억 원에서 856억 원으로 무려 257억 원이나 깎였다. 그런데도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없다.

    부동산개발 전문가들은 시측이 당초 제시한 매각 금액이 얼마나 거품이 많은 금액이었는지 증명이 되고 있다고 한다. 당시 너무 비싸게 나왔다는 지적이 난무했지만 시측이 밀어붙였고, 결국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

    자치단체가 매각하려는 부동산에 무려 5~6년 동안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매각 계획이나 내용이 잘못돼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지가 팔리지 않으면서 그동안 진주시 재정운용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는 공직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이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진 민선5기는 긴축재정 운용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 2010년에는 매각을 예상하고 세입에 잡아놓은 800억 원을 메우기 위해 마이너스 추경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함께 400억 원의 지방채까지 발행하면서 많은 이자까지 물고 있지만, 당시 세출 예산 중 400여억 원은 아예 집행하지도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불황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시책이 절실한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초긴축 예산 시행으로 지역의 신규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해 시민사회의 원성도 많았다.

    종합경기장 건립 비용 1800여억 원 중 1300여억 원의 시비 투자가 잘못된 사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미 지난일이고 엎질러진 물이다. 이 모든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신안공설운동장을 팔 수밖에 없는 것이 시가 처한 현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절대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택건설업체 등 수요자들은 현재 시의 일괄매각 원칙과 매각예정부지(7만1085㎡) 중 근린상업지역(2만5305㎡)이 과도하게 지정돼 개발 채산성을 맞추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을 분리해서 매각하거나 일괄 매각시에는 상업지역을 대폭 줄여 주거지역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상업지역에 할인점, 대형마트 설치를 비롯한 허가 업종에 대해 완전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도 설득력 있는 요구다.

    하지만 시도 애로는 있다. 상업지역 축소는 지가의 대폭 하락으로 인한 시민사회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허가 업종 오픈도 많은 민원이 걸려 있는 문제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측이 현 부지 매각을 위해서는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현재 남겨놓기로 결정한 공설운동장을 포함해 매각 후 개발지역 후방에 운동장 설치, 주거·상업지역의 분리매각, 상업지역에 대한 시의 직접 투자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 또 유찰된다면 시 재정운용은 계속 딜레마에 빠진다.

    강진태 사회2부 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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