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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12월 31일, 그리고 새해 6월- 강태구(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3-12-3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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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장 남은 달력을 대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 31일. 이달의 마지막이자 올해의 끝이다. 세월이 빠름을 새삼 느낀다.

    오늘 밤 누구나 한 번쯤 한 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되돌아보고 새해가 시작되는 내일, 갑오년(甲午年) 첫아침에는 장소는 달라도 저마다 기원과 약속을 할 터이다. 어떤 이는 첫 해돋이를 보며 산에서 가족의 건강을, 부모님의 장수를, 또 어떤 이는 바다에서 아들의 합격을, 남편의 승진을 기원할 것이다. 또 어떤 이는 새해는 금연을, 다이어트를 등등 작은 결심 하나씩은 하리라. 어쩌면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해의 희망보다 또 일년이 지나갔음을 회한으로 느낄지도 모르겠다.

    산청군에 시천면이란 면이 있다. 한자로 矢川이다. 민족의 영산이자 그 품이 넉넉한 지리산, 그 지리산 천왕봉 오르는 들머리인 이곳의 산세가 험해 흐르는 냇물마저 화살처럼 빠르다 하여 붙은 지명이다. 세월이 화살만큼 빠르진 않더라도 참 빠르게 간다고 느껴진다.

    세월의 빠름을 잘 묘사해 젊은이가 학문에 힘 쓸 것을 강조한 시로 송나라 대학자 주자(朱子)의 권학문이 있다.

    少年易老 學難成(소년이노 학난성), 一寸光陰 不可輕(일촌광음 불가경)/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나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마라.

    未覺池塘 春草夢(미각지당 춘초몽), 階前梧葉 已秋聲(계전오엽 이추성)/연못의 봄풀은 꿈에서 깨어나지도 못했는데, 계단 앞 오동나무 잎은 벌써 가을소리를 내는구나.

    중년을 지난 사람이면 이 시 뒷구절의 메시지가 가슴에 팍 전달돼 올 것이다. 모 방송 개그프로 대사처럼 ‘그 느낌 아니까’.

    새해 6월이 오면 국내와 세계에 큰 축제 2개가 있다. 전자는 4일 치르는 지방선거요, 후자는 월드컵 축구이다.

    선거는 주민들의 권리이자 일종의 의무이다. 또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유권자는 6월 지방선거에서 누군가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것도 정말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 유권자가 눈 똑바로 뜨고 뽑아야 하는 이유는 단체장들이 운영하는 예산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게 소시민인 내 삶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으나 지자체의 1년 예산 규모를 알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내년 예산규모는 경남도가 5조6500억 원, 창원시 2조4094억 원, 김해시 1조625억 원, 진주시 9909억 원이다. 군부에서 규모가 작은 의령군의 경우도 3000억 원이 넘는다. 본예산만 그렇고 추경을 하면 더 늘어난다. 그 예산은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

    여기에 예산 운용 등 자치단체 행정행위 전반을 감시·견제하는 지자체 의원들을 선택하는데도 이들의 역할이 막중하므로 신중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천문학적 예산을 운용하는 자치단체장, 행정과 집행부를 견제하는 지자체 의원, 내 주머니에서 나온 예산을 생각하면 허투 선택할 수 없다. 이들이 4년간 지자체라는 마차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행하는 양대 축이기에.

    또 6월에는 세계 축구팬을 열광케하는 월드컵이 지구촌 반대편인 브라질에서 열린다. 6월 13일 개막해 7월 18일까지 한 달간 펼쳐질 축제로 국내 축구팬들은 새벽잠을 설칠 것이다. 우리나라도 본선에 진출,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FIFA(세계축구협회) 랭킹 54위이지만 조 편성 운도 좋다고 한다. 첫 경기 상대는 6월 18일 맞붙을 FIFA 랭킹 22위인 러시아로 최근 러시아가 다소 부진하고 알제리도 해볼 만한 상대여서 우리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밝다는 전망이다.

    지방선거 인물 제대로 뽑아놓고 대형 플래카드를 앞세워 ‘대한민국’ 박수와 ‘Again(어게인) 2002년’을 외치며 거리에서, 광장에서, 운동장에서 응원전을 펼쳐보자. 2002년의 월드컵 기적이 다시 재현되기를 바라면서. 벌써 새해 6월이 기다려진다.

    강태구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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