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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박사의 한방비타민- 자궁이 차다는 것은

  • 기사입력 : 2014-01-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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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연말 교통사고로 인한 허리통증으로 내원한 여성이 있었다.

    진료를 끝내고 허리에 자침할 준비를 하는데 등허리 쪽에 비해 아래 허리, 즉 엉덩이 부분이 매우 차가웠다. 이런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별 관심이 없다고 했다.

    허리 아래가 차면 허리통증도 잘 낫지 않을 뿐더러 골반강 내 조건들이 나빠져 생식기 활동이 떨어질 수 있다며 몇 가지 양생법을 설명했더니, 임신이 안 되는 것도 아랫배가 차서 그러냐는 것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하고 다음날 체열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상체와 하복, 하체의 온도차가 심하게 나타났다.

    결혼한 지 2년이 됐는데도 아직 임신이 안 된다고 했다.

    ‘차다’(寒, 한)는 것은 신진대사의 저하를 의미하는데 순환장애나 면역, 내분비 등의 조절이 잘 안돼 일어난다. 특히 아이를 가져야 하는 여성의 경우는 직접적으로 여성호르몬의 조절에도 영향을 끼치니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자궁이 차면 임신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이를 가져야 하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으리라 생각된다. 자궁이 차다는 것은 자궁이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열효과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월경주기 중 양(陽)의 시기에 해당하는 황체기(黃體期)를 지배하는 호르몬이 프로게스테론이다. 이 호르몬은 자궁을 따뜻하게 해 수정란을 안정하게 자궁에 착상시키기 위한 내막을 준비하게 하고, 또 자궁에 있는 작은 혈관들을 자극해 자궁내막에 더 많은 혈류를 공급하게 한다.

    한마디로 충실하게 준비된 내막에 착상이 잘되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자궁이 차서 임신이 안 되는 여성들은 한방 변증으로 보면 대개 신양허증(腎陽虛證)에 어혈(瘀血)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양기(陽氣)가 허해 체온이 충분히 올라가지 않는 데다, 어혈로 혈액순환이 안 되니 자궁내막이 프로게스테론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 추위를 잘 타고, 손발이 차고, 월경 전 허리가 쑤시고 아프고, 배란 후 일주일 정도 지나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거나 자궁 근처에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다른 부위에 비해 하복부가 더욱 차게 느껴진다.

    해결법은 신양(腎陽)을 보하고 어혈을 제거해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한약치료뿐 아니라 마사지나 단전호흡을 통해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증진시키고, 배란 전 뜨거운 팩으로 하복부를 찜질하거나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기적으로 침을 맞는 것과 뜸을 뜨는 것도 방법이다.

    (창원 박종철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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