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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경남! 더 큰 미래로- 경남을 리뉴얼하자 ④ 기계산업

첨단기술 융복합화·지능형 산업으로 구조재편해야 할 때다

  • 기사입력 : 2014-02-0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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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와 김해시의 경계 지점인 불모산 정상에서 바라본 창원국가산업단지.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요람 창원국가산업단지는 건강한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4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지난 2010년 3월 창원산단 내 삼성테크윈 성주동 창원2사업장과 신촌동 창원3사업장의 연구개발인력(박사급) 236명이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 옮겨갔다. 표면상의 이유는 연구·개발센터를 신축해 본사이전 및 연구개발인력을 결집시켜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것이었지만 실상은 지역에서는 연구개발 인프라 부족으로 ‘기술융복합’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여기에는 고급인력들이 수도권을 선호하고 창원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도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판교를 우리나라 R&D인력의 남방한계선으로 일컫는다.

    창원산단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계산업의 집적지로서, 양호한 산업기반과 정주여건을 바탕으로 지난 30여 년간 비약적인 도시발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창원산단 및 기계산업은 핵심부품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데다 산업용지 부족, 인구·인력 확보 어려움, 우량기업의 타 지역 이전과 근로환경 악화 등으로 기술수준이 날로 뒤처지고 있다. 이에 현 시점을 성장과 발전 전환점으로 삼고 새로운 정책과 사업을 결합해 산단과 기계산업의 미래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창원산단을 중심으로 한 경남 기계산업의 당면과제와 지능형기계산업 육성, 기계산업 리엔지니어링 방향을 살펴본다.

    ◆경남기계산업의 당면과제= 경남의 기계산업은 그동안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으나 최근 들어 그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경남의 기계산업 성장률은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16.8%에 이르렀으난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4.8%에 그쳤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1.5% 성장하는 데 그쳐 전국 평균 6.0%를 크게 밑돌고 있다.

    경남은 전통 기계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대기업 중심 수직계열화, 지역 내 인력 역외유출, 높은 지가 등으로 인한 산업공동화 현상이 팽배해 산업 내 단순 가격경쟁의 악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 핵심설계·해석, 시험·평가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관련 인프라 부족으로 시장 요구에 부응하는 첨단 신제품 개발이 어려워 성장동력이 정체상태에 있으며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기반 부족으로 경쟁력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

    ◆지능형기계산업 육성해야= 경남의 주력산업인 기계산업은 최근 산업과 환경과의 공존이 강조되면서 생산자에 대한 법적 책임 강화, 기계·설비·장비 안전규제와 인증제도 등이 강화되고 있어 기존의 기계산업으로는 고부가가치에 대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기계산업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최신 산업 트렌드를 반영한 ‘지능형기계산업’으로의 재편이 필요하다.

    지능형기계산업은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수출주력산업에 설비를 공급하는 선진국형 기반산업으로, 기계산업의 지능화, 첨단화와 융합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더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 지능형기계산업은 자동차, 조선해양플랜트, 항공, 방위산업 등 기존 주력산업에 생명력과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이와 연관된 소재부품산업과 미래성장산업의 동반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경남 기계산업 리엔지니어링 이렇게= 경남 기계산업의 체질 및 구조를 변혁시키는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을 위해서는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과 기계산업 기반 육성, 기계산업 융복합화 촉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먼저 재료연구소의 한국소재부품연구원 승격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의 대전 이전으로 부설 재료연구소가 남았으나, 이제는 소재 부품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국책 연구기관으로 승격이 필요하다.

    또 기계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특구 지정이 필요하다.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면 기술개발 이전 및 사업화 촉진 등이 쉽다.

    이와 함께 경남과학기술원을 유치 또는 설립해야 한다. 기계산업에 필요한 첨단기술 개발과 활용 및 산업화 촉진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력양성과 충분한 예산지원이 따라야 한다. 경남과학기술원은 미래수송기계공학부·친환경부품소재공학부·첨단나노융합공학부 등으로 다른 과기원과 차별화가 필요하다.

    동시에 기계 관련 기업, 도내 이공계 대학, 국공립 연구소 및 경남도, 창원시와 산단공 등 지원기관의 협력 및 유대 강화가 따라야 한다. 정부의 예산지원이 줄면서 위축되고 있는 경남테크노파크의 본래적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

    경남테크노파크 기술혁신단장을 지낸 경남발전연구원 송부용 선임연구위원은 “테크노파크는 도내 전략산업 특히, 기계산업 기술개발과 기업지원 육성의 임무를 가지고 있다”며 “예산지원 확대를 위한 노력과 함께 경남도 자체의 핵심전략산업 육성예산을 편성해 테크노파크 주도로 육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계산업 융복합화 촉진도 나서야 한다. 첨단 신기술의 융복합화 촉진과 디자인·컨설팅·마케팅 등 지식서비스산업을 연계해 기계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경남도 하승철 경제통상본부장은 “경남 기계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생산, 인증과 연구거점 조성을 통한 성장기반 조성, 기계부품의 지능화·융합화와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중견기업 집중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2022년까지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 등 인프라 사업에 2조4340억 원을 투입하고 기술개발사업(630억 원), 기업지원사업(125억 원), 정주여건 조성 등 기타사업(35억 원) 등 총 2조5130억 원의 사업비가 3단계 로드맵에 따라 투입된다”고 밝혔다.

    김진호 기자




    인·터·뷰 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활력 잃은 창원국가산단 기술개발·인력양성 시급”


    “창원국가산단은 우리나라 고도 경제성장의 주역 중 기여도가 가장 높습니다. 그런 창원산단이 21세기 지식기반사회로 전환되면서 점차 활력을 잃고 있습니다.”

    경남발전연구원 송부용 선임연구위원은 “창원산단은 지난 2000년에만 해도 생산제품의 첨단기술 비중이 38.4%였는데 10년이 지난 2010년에는 11.6%에 불과하고, 그 대신 중저위기술제품은 동기간에 32.9%에서 62.1%로 증가했다”며 “지식기반사회에서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미래가 담보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창원산단 구조고도화와 리뉴얼에 대한 일문일답.

    -왜 첨단기술력이 떨어지고 있나.

    △창원산단의 전체적인 기술력 저하는 연구개발이 뒷받침되지 못해서 그렇다. 기계산업도 ICT(정보통신기술), NT(나노기술) 등으로 혁신하고 융복합해서 부가가치를 늘려야 하는데, 창원산단 주변에는 그러한 융복합이 가능한 공공연구기관이 적고, 또한 개별 민간기업연구소에서도 그러한 역량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기업에서는 역으로 자체 연구인력을 수도권으로 이전시키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선진 각국의 빠른 변화와 정보 및 미래전망 등에 대해서도 무디거나 소홀한 측면이 많다.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하고 전환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구조고도화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나.

    △창원국가산단이 가장 시급한 것은 연구개발과 융복합 환경의 조성과 함께 원활한 인력양성과 공급이다. 인력과 관련, 창원산단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능인력, 숙련기술인력, 첨단기술개발인력 등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공급해 줘야 하는데, 그러한 체계가 현재로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도내 대학에 피상적으로 맡겨두는 것이 전부이다. 기술개발과 혁신, 인력양성과 안정적 공급만이 창원산단이 지속적인 발전을 영위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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