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오영 도의회 의장이 18일 창원시청서 ‘창원시민을 우습게 보지 맙시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강용 기자/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17일 창원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 ‘지방에서만 정치한 사람들이 큰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발언을 한데 대해 지방정치인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창원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오영 도의회 의장은 18일 오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창원시민을 우습게 보지 맙시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가 답변과정에서 ‘지방에서 정치를 한 분들이 국회, 장관, 청와대와 연결해 광역시를 만들 수 있겠느냐?’라는 뉘앙스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이는 지방정치인을 싸잡아 능력없는, 그리고 큰일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매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랫동안 지역민과 살을 맞대고 아픔을 같이해 왔던 지역 정치인은 능력이 없는 사람이냐”며 “그러면 중앙정치에서 더 이상 활동반경을 잃고, 낙향한 인물이 ‘능력있고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은 경남도지사 자리를 기웃거리다가 그것마저 안되니, 창원시장 자리를 구걸하는 모습으로 비춰져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힐난했다.
또 안 전 대표가 출마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한 ‘광역시 승격’이 자신의 공약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자신의 공약을 인용이라도 하듯이 광역시 승격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며 “창원시장 출마에 대한 아무런 준비가 없이 허겁지겁 하다가 뒤늦게 남의 공약을 모방해 출마의 모양새를 갖춘 것이 아니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김 의장은 “큰 물고기를 작은 물통에 옮기면 살 수 없다”며 “지역민과 함께 호흡해 오고, 서민들의 정서에 손잡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지방정치의 철학을 가진 사람이 시장이 될때 지방자치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 의장에 이어 역시 창원시장 출마를 선언한 배종천 창원시의회 의장도 “중앙에서 4선 국회의원과 집권여당의 대표를 한 사람으로서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지역 정치인을 격려하지는 못할 망정 무능하다고 비하하는 것은 ‘큰 정치인’으로서 매우 적절치 못한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배 의장은 또 “정치 인생의 절정에 섰던 사람이 정치재개를 위해 지역의 ‘빈자리’를 찾아다니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새누리당 창원시장 예비주자들이 잇따라 안상수 전 대표의 출마와 발언내용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안 전 대표의 인지도가 시장선거 당내 경선과정에서 지지도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