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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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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292)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42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아요”

  • 기사입력 : 2014-03-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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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이 쉬지 않고 내리고 있어서 기분이 들뜨고 있었다.

    “단란주점이요. 춤 한 번 추고 싶어요.”

    최미경이 뜻밖의 말을 했다.

    “어딘지 안내해 봐.”

    장대한은 최미경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최미경이 그의 팔짱을 끼었다. 눈 때문에 거리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벌써 발목이 파묻히고 있었다. 2월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은 몇 년 만에 처음이었다.

    “눈이 내려서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아요.”

    최미경의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오늘 밤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문득 어린 시절의 일이 떠올랐다. 장대한이 살던 시골마을에 눈이 무릎 높이까지 쌓여 며칠 동안 밖으로 나가지 못했었다. 춥고 무서웠던 기억이라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있었다.

    “내가 좀 낮도깨비 같지? 갑자기 내 여자가 돼라고 해서?”

    “아니요.”

    “왜?”

    “내가 먼저 전화를 했잖아요?”

    “왜 나에게 전화할 생각을 했어? 내가 좋았나?”

    “싫지 않았어요. 돈도 갚아야 하고….”

    최미경이 얼굴을 들고 장대한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장대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녀의 입술은 약간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최미경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왔다. 그녀가 몸을 바짝 밀착시키면서 입술을 포갰다. 장대한이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입술을 짓누르다가 혀를 밀어 넣었다. 그녀는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장대한은 그녀의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숨결이 거칠어지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장대한은 하체가 팽팽하게 부풀었다.

    “달콤한걸.”

    장대한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단란주점이 아니라 모텔로 가고 싶었다. 그러나 최미경과 친밀감을 높이고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해야 했다. 단란주점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눈이 오기 때문인지 홀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어서 오세요. 오래간만이네.”

    단란주점 주인 여자가 눈웃음을 치면서 최미경에게 알은 체를 했다. 파마 머리에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몸은 가냘픈 편이었다. 최미경과 비슷한 또래의 여자였다. 맥주와 안주를 주문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여자의 이름은 이지숙이었다. 장대한은 최미경과 맥주를 마시고 춤을 추었다. 음악은 감미로운 블루스가 흐르고 있었다. 최미경은 그에게 다소곳이 안겨서 춤을 추었다.

    “여기 주인이 친구예요.”

    최미경이 장대한에게 안겨서 속삭였다.

    “그런 것 같았어요.”

    장대한은 최미경의 둔부를 쓸어안아 몸을 바짝 밀착시켰다. 장대한이 둔부를 어루만지자 최미경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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