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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돼지국밥의 고장 밀양- 장현호(밀양향토사연구회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14-04-0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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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의 어느 기업에 입사시험을 치르고 집으로 오는 길에 아버지는 내게 합격을 축하하는 의미로 밀양역 앞 허름한 돼지국밥집으로 데려가 처음으로 돼지국밥을 사 주셨다. 그때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국밥 한 그릇, 내겐 더욱 특별한 맛으로 다가온다.

    밀양 돼지국밥이 왜 유명하게 됐는지 그 연유를 살펴봤다.

    밀양은 영남대로가 관통하는 지역이다. 그래서 오가는 뜨내기가 많다. ‘밀양 돼지국밥’이 널리 알려진 연유를 여기서 찾을 수도 있겠다. 영남대로는 서울서 시작해 충주·문경새재·대구·청도를 거쳐 밀양을 관통한 후 동래·부산진에 이른다.

    밀양을 지나는 이들이 많다 보니 이들만을 위한 음식이 필요했을 터이다. 돼지국밥은 찬 음식으로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하며 피로를 푸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 그릇 말아서 간단히 먹고 가기 좋고, 별도 안주 없이 술 한잔 곁들이기도 편하다. 오가는 이들이 만족할 한 끼로 부족함 없어 보인다. 이러한 맛을 안 사람들이 밀양을 벗어나 여기저기서 입에 올리다 보니 그 이름이 쉽게 전해졌을 것은 물론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밀양은 농경문화가 발달해 농사일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일찍이 돼지를 많이 키웠다는 점도 더해진다.

    돼지국밥은 뜨거운 국물로도 모자라 단전에서 몸을 뜨겁게 하는 부추까지 섞는다. 이를 놓고 누군가는 ‘맞불’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돼지고기가 찬 음식이라 부추로 열을 더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돼지국밥은 6·25전쟁 때 부산으로 밀려온 피란민이 값싼 돼지고기를 끓여 먹은 데서 그 유래를 찾기도 한다. 하지만 밀양에는 이미 그 이전 일제강점기 때 문을 열어 지금까지 3대가 잇는 식당도 있다. 밀양 돼지국밥으로 이름 알려진 식당이 여럿 있는데, 제각각 특색을 두고 있다.

    지금도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밀양은 돼지국밥이 여행자를 위한 부담 없이 배부른 음식이 되고 있으니 돼지국밥이야말로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밀양의 대표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장현호 밀양향토사연구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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