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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임시분향소 눈물의 애도 행렬

  • 기사입력 : 2014-04-2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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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아들·딸 미안해.’, ‘후배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여객선 침몰사고 8일째인 23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시분향소.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출근길 직장인, 사업장 문을 잠시 닫고 달려온 자영업자 등 슬픔을 나누기 위한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뒤 ‘근조’ 리본을 겉옷에 달고 한 줄로 고인들의 영정이 모셔진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다.

    조문객들은 한 손에 국화 한송이를 들고 조화와 모니터 앞을 지나 제단 앞에서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묵념했다.

    일부 조문객은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말을 되뇌며 눈물을 훔쳤다. 시간이 갈수록 분향소를 채운 흐느낌도 커져만 갔다.

    오후 들어 분향소를 찾는 사람이 몰리면서 조문행렬은 분향소 밖으로까지 길게 늘어섰다.

    단원고 교복을 입은 선·후배도 삼삼오오 고개를 떨군 채 분향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단원고 1학년 한 남학생은 “뭐라 할 말이 없다. 사고 이후 뉴스로만 소식을 접하다가 엄마와 함께 분향소에 왔다”고 했다.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온 1학년 여학생 3명은 “그냥 선배들 보러 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은 조문에 앞서 ‘언니 오빠들 너무 보고 싶어요. 꼭 살아서 웃는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글을 메모지에 적어 분향소 출입문에 붙였다.

    출근이나 생업을 잠시 미뤄두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도 많았다.

    한 유치원 교사는 “임시 분향소가 차려졌다는 뉴스를 보고 아이들을 먼저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왔다”고 했고, 상점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남 일 같지 않아서 가게 문도 열지 않고 왔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나 연예인 등 국내 유명인사를 비롯해 해외 및 종교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분향소를 찾아 애도했고, 탤런트 차인표, 신애라 부부도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이밖에 여객선 침몰사고 뉴스를 접하고 곧바로 비행기에 올라 한국을 방문한 태국 왓포사 스님 6명, 충남 공주시 신풍면에서 올라온 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 수녀 7명 등 국경과 종교를 초월한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밤 늦게까지 조문이 이어진 가운데 24일 오전 8시 현재까지 분향소를 다녀간 조문객은 모두 1만3700여명으로 집계됐다.연합뉴스

    [사진설명]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침몰 세월호의 단원고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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