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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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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358) 제6화 인형의 집 18

“이혼을 하는데 축하해?”

  • 기사입력 : 2014-06-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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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대한은 자연스럽게 조연옥의 허리에 손을 감았다.

    “또?”

    조연옥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난번에도 그녀에게 옷을 사주었었다.

    “흐흐… 정부에게 사주는 건데 싫어?”

    “호호. 걸핏하면 정부래, 천호동에 소문이 파다하게 나겠네.”

    조연옥은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여성의류 코너에 가서 그녀에게 두 벌의 옷을 사주고 중국요리집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 앉자 몇 가지 요리와 고량주를 주문했다.

    “독하게 지르네.”

    조연옥이 깔깔대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는 옷 두 벌을 선물받았기 때문에 더욱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

    “일하는 것은 어때?”

    장대한이 종업원이 갖다가 놓은 우롱차를 마시면서 조연옥에게 물었다. 조연옥의 머리가 단정하여 보기에 좋았다. 재킷을 벗어서 옷걸이에 걸어놓자 하얀 블라우스가 더욱 깨끗해 보였다.

    “바쁘게 하고 있어.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어야지.”

    “강연희는 어때?”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이던데? 무슨 일이 있었어?”

    “나하고 결혼을 하재.”

    “헐.”

    조연옥이 뜻밖이라는 듯이 눈을 깜박거렸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이 가늘게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

    “게임업계의 신데렐라를 잡았네. 축하해.”

    “결혼은 남자의 무덤이잖아? 축하 받을 일은 아닌 것 같아. 이혼이라면 몰라도….”

    장대한은 낄낄대고 웃었다. 강연희와의 관계를 조연옥에게 말하지 않을 수 없고, 말을 하는 것은 농담처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헐… 이혼을 하는데 축하해?”

    “자유를 얻는 거잖아?”

    “돈이냐? 자유냐? 그것이 문제로군.”

    조연옥은 남의 일이라는 듯이 가볍게 말했다. 그때 술과 요리가 들어왔다. 조연옥이 고량주를 따서 장대한의 잔에 따라 주었다. 장대한도 그녀의 잔에 술을 따르고 잔을 부딪쳤다.

    “해당화!”

    장대한이 건배사를 외쳤다.

    “해당화가 뭐야?”

    “해마다 당당하고 화려해지라는 거야.”

    “나를 위한 건배사네. 고마워.”

    조연옥이 요염하게 눈웃음을 쳤다. 장대한은 고량주를 한 모금 마셨다. 술이 독해 목젖이 뜨끔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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