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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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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창원 제일교통 ‘노노 갈등’ 조짐

전 사무장 등 ‘기업노조’ 설립
조합원 이탈, 다수노조 뒤바뀌어
기존 노조 “사측, 노조 설립 지원”

  • 기사입력 : 2021-08-25 21: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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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제일교통 노조가 준공영제 시행 전 14억원 임금체불 청산을 촉구하며 사측과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사내에 신규 기업노조가 설립되면서 노조 간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 시내버스 공영차고지에 운행을 마친 제일교통 버스가 주차돼 있다./김승권 기자/
    10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 시내버스 공영차고지에 운행을 마친 제일교통 버스가 주차돼 있다./김승권 기자/

    기존 노조가 형사 고발된 사측이 향후 처벌 완화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신규 노조 설립을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신규 노조는 기존 노조 지부장의 억압에 못 이겨 노조를 설립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제일교통은 지난 1980년 9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제일교통지부가 설립된 이후 41년 간 단일노조 체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조합 전 사무장 등 조합원 8명이 마산합포구청에 ‘제일교통 기업노동조합’ 설립인가 신청 후 17일 승인되면서 복수노조 체제가 됐다.

    이례적으로 기존 노조 조합원들의 대규모 이탈 사태도 이어졌다. 25일 기준 기존 노조 조합원 132명 중 83명이 탈퇴 원서를 제출하고 새 기업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노조도 신규 노조 설립 8일 만에 뒤바뀌었다.

    한노총 제일교통지부는 사측의 부실운영에 노조 조합원이 하나로 뭉쳐 대응해야 하는데 내부 분열이 일어나 안타깝다는 입장과 함께 사측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김성진 제일교통노조 지부장은 “준공영제를 앞두고 그동안 누적된 임금체불 청산을 위해 노조가 발 벗고 나선 상황에서의 복수노조 설립돼 의구심이 상당히 든다”며 “내년에 지부장 선거가 있음에도 1달 전에 직을 그만둔 전직 조합 사무장, 버스배차 과장의 남편 등이 주도해 신규 노조를 설립한 것은 상식적으로 사측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이어 “향후 최평우 회장이 처벌을 받게 될 경우 기업노조는 합의서, 탄원서 등을 제출해 감형·감액을 이끌어 낼 것으로 추측된다”며 “설립인가가 내려지기 전부터 연차가 적은 조합원들에게 접근해 조합 가입을 회유했다는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업노조 측은 기존 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신이 복수노조를 탄생시켰다며 사측의 개입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강준석 기업노조 위원장은 “김 지부장이 그동안 조합원들을 억압하던 것에 대한 반발이 쌓이다가 결국 터졌다. 새 노조 설립 과정에서 지부장 선거 도전도 논의됐지만 자칫 장기집권이 우려돼 복수노조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며 “버스배차 과장의 남편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조합원 중 한 명인데 이를 가족 관계로 엮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고 애당초 사측의 개입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 노조의 입장처럼 사측의 부실운영은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며 고소·고발 취하 등 조치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노총 제일교통지부 측은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근로자의 피눈물로 먹고사는 이런 사람이 사업을 계속적으로 해도 괜찮은가요?’란 제목의 청원을 올려 사측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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