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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나무 밀어내 곳곳에 민둥산…“올여름 산사태 걱정”

밀양 산불 1년… 현장 가보니

  • 기사입력 : 2023-05-30 20: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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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창했던 숲 검게 타 참담한 모습
    민둥산 사이 그을린 나무 듬성듬성
    시, 나무 심으려 불 탄 나무 벌채 중
    부북면·교동 일대 199㏊ 조림 계획
    주민 “비 오면 폭포처럼 흘러내려”


    밀양산불 1년을 하루 앞둔 30일 찾은 밀양시 부북면 무연리와 춘화리 일대. 울창했던 숲은 검게 그을린 채 1년 전 피해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무연리 소재 무연회관에서 산을 끼고 춘화리 방향으로 7km 정도 달리자 곳곳에 민둥산이 펼쳐졌다. 일부는 검게 그을린 나무가 듬성듬성 있었다.

    현장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산불 피해 지역인 교동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 인근 임도 입구에 다다르자 ‘진입금지’라고 적힌 팻말 2개와 ‘임도 사용 금지’라고 쓰인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다. 시는 벌채 작업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양 산불 발생 1년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밀양시 교동 일대 산불 피해 현장에서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김승권 기자/
    밀양 산불 발생 1년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밀양시 교동 일대 산불 피해 현장에서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김승권 기자/

    밀양시는 지난 3월부터 일부 피해 구역에 새로 나무를 심기 위해 불에 탄 나무를 벌채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전체 피해면적 660ha 가운데 부북면과 교동 일대 숲 199ha를 인공조림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부터 2년간 100억원을 투입해 올해 170ha, 내년 29ha를 벌채할 계획을 세우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벌채를 마치면 산수유와 편백나무, 낙엽송 등 58만본을 심을 예정이다.

    문제는 다가올 장마철 집중호우 예보로 산사태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부북면 무연리 소재 대방못에서 차량 한 대 겨우 지나갈 너비의 산길로 1.2km 정도 들어가니 계곡을 따라 식당 한 곳과 주택 3채가 즐비해 있었다. 계곡 주변 나무들은 밑동이 검게 그을렸고 일부는 쓰러져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계곡물은 콸콸 흘러 내리고 있었다.

    1년 전 발생한 산불로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이 반 전소됐던 곽미경(54) 씨는 아직 그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곽씨는 “불에 탄 나무를 보면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툭툭 넘어간다. 지금도 바람 소리만 들어도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며 “비가 오면 흙이 쓸려 내려와 위험한데, 올여름엔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된다”고 우려했다.

    김진오 화산마을 이장도 “비만 오면 산에서 물이 폭포처럼 내려온다”며 “벌채 작업이 한창인데 올여름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만약 산사태라도 발생하면 주민들이 대피해야 하는데, 고령인 주민들이 많다 보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올여름 엘니뇨 발생으로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의 3개월 날씨 전망에 따르면 올해 7월은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 적을 확률이 20%로 비가 많이 올 가능성이 높다.

    벌채 작업이 산사태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밀양 산불 현장을 조사했던 홍석환 부산대 교수는 “산불 피해지가 자연 복원되도록 가만히 두면 될 것을 벌채를 함으로써 산사태를 유발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돌이 내려와도 나무가 완충작용을 해주는데 나무를 다 베버리니 밑으로 다 떠내려가고 토사가 유출돼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산사태를 유발해놓고 또 사방댐을 설치하겠다며 콘크리트로 계곡을 다 망가뜨려 숲의 기능을 다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시는 산사태 예방을 위해 사방댐 3곳 신설과 계류보전 1.5km, 산지사방 1ha 긴급 복구 등 사방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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