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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6월 15일- 강희정(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23-06-14 19: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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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15일. 어찌 보면 별다를 것 없는 6월 중의 하루다. 달력 숫자 밑에 깨알같은 기념일 표시도 없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본다면 다른 기념일만큼 중요한 날이다. 오늘은 바로 제7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이다. 유엔은 2006년부터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을 제정했다. 우리나라도 2017년부터 6월 15일을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지정, 노인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노인 한 명이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 과거 노인은 삶의 지혜를 가진 어른이자 후손의 양육과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해온 자로 존경받아 왔다. 하지만 현대사회가 되며 노년에 대한 가치, 규범, 제도가 달라지고 있다. 이른 퇴직과 빈곤, 노년에 대한 편견과 폄하 속에 노인들이 소외되고 있다. OECD 회원국가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노인빈곤율과 압도적으로 높은 노인자살률이 이를 증명한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노인소외 현상을 넘어 노인학대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고령화와 팬데믹 영향으로 가정 내 돌봄의 부담이 높아지며 가족들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학대가 증가했다. ‘2021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노인학대 신고 사례는 2019년 5243건에서 2021년 6774건으로 늘었다. 학대 사례의 88%가 가정 내에서 발생했고, 학대 행위자의 절반 이상이 배우자와 아들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인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고령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형식적인 기념일로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가정 내 사적문제로 과소평가되는 노인문제, 특정세대에 의존해선 안된다. 사회에 배려와 공감의 분위기가 자리 잡고, 모든 세대가 공동체적 과제로 인식한다면 노인 혐오와 배척은 관용과 수용으로 바뀔 것이다. 노인인권 보호, 미래에 존엄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한 우리의 숙제다.

    강희정(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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