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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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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등교사 사망’ 도내서도 추모 물결

창원·진주·김해 합동분향소 마련
교육계 “교권 보호하고 재발 막아야”

  • 기사입력 : 2023-07-21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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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경남에서도 추모공간이 마련되면서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21일 오후 경남교육청 본청 현관 옆 주차장에 차려진 분향소에는 전교조 경남지부와 경남교사노조 관계자들이 추모객을 맞이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초등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직 사회에 공분이 일고 있다. 교사들은 그동안 교사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했다며 재발방지책 마련을 호소했다.

    21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경남도교육청 본관 주차장에 마련된 서이초등학교 교사 분향소에서 추모객이 눈물을 닦고 있다./김승권 기자/
    21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경남도교육청 본관 주차장에 마련된 서이초등학교 교사 분향소에서 추모객이 눈물을 닦고 있다./김승권 기자/

    이충수 경남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서울 서이초 선생님이 학교라는 장소에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것에 대해 같은 교사로서 아픔을 느끼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서 작은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며 "지금은 교사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학부모의 민원 배출구가 된 현실인데, 다시 인격적으로 교사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사의 어려움을 결코 개인적인 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교육 당국과 수사당국은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그의 죽음이 폄훼되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향소 옆에 설치된 나무판넬에는 '선생님의 희생을 절대 헛되지 않게 남은 교사로서 힘을 보태겠다',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작은 한 가지 실천으로 우리를 힘들게 하는 현실을 바꿔 보겠다' 등 추모 메시지를 담은 쪽지가 붙었다.

    이날 분향소에는 헌화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오후 5시 30분까지 20여명의 조문객이 찾아왔다.

    김해 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얼마 전에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작년에는 학생에게 폭행당할 뻔한 적이 있어서 이번 일이 남 일 같지 않다"며 "이 같은 경험이 없는 선생님이 없는 게 현실이다. 분향소가 차려진단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바로 왔다"고 안타까워했다.

    창원 남정초등학교 5학년 담임 이정민씨는 "떨어진 교권에 안타까운 마음이 가장 크다"며 "교권을 지키는 것은 학습권도 보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권도 보호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명복을 빌러 왔다"고 말했다.

    마산 지역 한 교사는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거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며 "많이 알려져서 이런 현실이 바뀌어야 할 거 같다"고 호소했다.

    앞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에 해당 교사가 학교폭력 업무 담당자로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학교 측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고인은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권한 관리 업무 담당이었으며, 해당 학급에서는 올해 학교폭력인고 사안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해당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다.

    한편, 도내 분향소는 경남교육청 본관 앞 주차장과 진주교육지원청 본관 뒤 회의실, 김해교육지원청 중앙 현관에 차려졌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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