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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0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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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도 사람이 산다 (4) 시즌Ⅰ목소리 ② 창원시민문화회의 : 썰

이들이 모인 이유 ‘우리 동네에 필요한 문화정책은 뭘까’

  • 기사입력 : 2021-03-25 21: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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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동네에 진짜 필요한 문화정책은 뭘까. 이 질문에 시민 400여명이 모였다. ‘2020 창원시민문화회의:썰’(이하 썰 회의), 시민들이 직접 문화의제를 발굴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일종의 시민 거버넌스 형태의 모임이다.

    학생부터 직장인, 주부, 문화기획자, 예술인까지 다양한 직군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였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역 문화의제 발굴을 위한 각양각색의 의견을 냈다. 이들은 58개 팀으로 나뉘어 제안을 의제로 만들고, 팀별 토론과 투표로 ‘2021년 창원 문화정책 의제’를 최종 결정했다. 총 5개월이 걸렸다. 이 기간 400개의 목소리는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부딪히거나 길을 잃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성장했고 재발견됐다.

    썰 회의에 참여한 시민 장진석(47·마산회원구 합성2동)씨는 “지역 문화라고 하면 축제 구경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는 데 동네 사람들과 직접 지역 문화를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다 보니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며 “특히 썰 회의를 통해 일반 시민들이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것을 펼칠 수 있도록 장이 펼쳐진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창원시민문화회의:썰 참가자들이 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
    창원시민문화회의:썰 참가자들이 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

    ◇시작, 시민 주도형 문화도시 조성= ‘창원시민문화회의:썰’은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이하 센터)가 주민 참여형 지역 문화의제 발굴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프로젝트다. ‘썰’이란 말씀 설(說) 자를 경상도식으로 발음한 것인데, ‘쓸모’라는 뜻도 담겨 있다.

    센터는 △주민 스스로 문화 의제 발굴 및 대안 제시 △생활 속 불편사항을 민주적·문화적 방법으로 해결 △시민문화리더 역량 키우기를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 센터는 기존의 관 주도형 프로젝트를 주민 주도형으로 바꾸기 위해 전혀 새로운 방식의 모델을 모색했다.

    우선 썰 회의에 참가할 시민 408명을 모집하고 시민 문화리더 격인 ‘문화썰:방’ 방장 58명을 선정했다. 방장은 방장 포함 팀당 7명을 구성해 ‘문화썰:방’을 꾸렸다. ‘2030 창원 문화도시’를 선포한 이들은 각 팀별로 문화의제와 실행 계획서를 제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의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센터는 참가자들의 집중도 향상과 동기부여를 위해 최종 의제 선정 팀에게는 정책반영 및 실행비 지원이라는 혜택을 내걸었다.

    황무현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장은 “창원 문화도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에서 출발했다”며 “의견만 취합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주민들이 수차례 고민하고 논의해 지역의 문화 의제를 발굴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선순환적 구조를 생각하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생·직장인·주부·기획자·예술인 등 400여명 모여
    문화의제 발굴하고 아이디어 제시하는 시민 거버넌스
    관 주도형을 주민 주도형으로 바꾸는 새로운 방식 모델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58개 팀 나눠 프로젝트 진행
    길 잃기도 했지만 ‘2021년 창원 문화정책 의제’ 결정
    최종 의제로 선정된 팀엔 정책반영·실행비 지원 혜택

    다양한 의제 발굴은 성과… 체계적 대안 도출은 과제
    창원시 “컨설팅 지원·문화리더 더 흡수 전문성 강화”
    올해는 문화도시 만드는 워킹그룹 되도록 사업 추진


    ◇과정, 다양성 확보·전문성 부족= 썰 회의에는 다양한 직군과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의제 범위도 다채롭게 나왔다. 지역의 생활 문화부터 예술 향유, 환경 문제, 지역 커뮤니티, 청소년 문화 등 생활과 밀접한 작은 단위의 의제부터 거대 담론까지 55개 팀은 5개월간 각자의 의제와 사업 계획을 세웠다. 일부 썰 방에서는 의제 결정 및 사업 계획서 작성을 위해 자발적인 리서치와 현장 답사 등을 진행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각 썰방에서 제안한 문화 의제들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고민을 담고, 유의미한 대안과 사업들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중복되거나 추상적인 제안이 많았고, 의제 설정보다는 행사나 사업 계획에 치중하는 경향도 보였다.

    그렇게 ‘창원시민문화회의:썰-2021 문화의제 채택 온라인 총회’에서 최종 채택된 문화정책 의제는 △청소년들이 창원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최종의제·아가리 팀) △청소년 문화예술의회 구성(금상·잘나가는 청소년 쾌락 골목안 팀) △지역마다 찐찐반상회 운영(은상·찐찐 반상회 팀) △창원문화 온라인 플랫폼 구성(동상·수상한 방 팀) △연령별 가족 놀이북 제작 및 보급과 어른과 아이들의 복합놀이방 조성(장려상·미녀회 팀) 등 5개다.

    은상을 수상한 참가자 박은진(39·북면)씨는 “지역에서 문화기획 관련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이 참여해서 많이 배우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됐는데, 일반 시민들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찬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수백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모임의 방식부터 의제 선정까지 모든 것을 시민들에게 자발적으로 맡기는 방식은 첫 시도였다”며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보다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고 시민 문화리더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지만, 체계적인 의제 발굴 등에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썰 회의를 통해 제안된 의제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창원문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죠(수상한 방) △창원시민의날 전야제 축제를 성산 패총이 아닌 시민광장 같은 넓은 공간에서 개최(창원국악예술단) △성 친화도시 창원에 여자 청소년 쉼터 건립을 위한 토크콘서트 제안(컬쳐솔빙브로커) △창원에 가상공간 미술 전시장 만들기(창미인)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에서 시민 미술교육 만들기(조각조각 미술사) △쓰레기가 돈이 되는 카페 만들기(쓰레기) △게릴라 예술 프로젝트 진행(문화썰:다(多)방) △청년 목표 갖기 프로젝트(태사자) 등이 있었다.

    창원시민문화회의:썰 참가자들이 문화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
    창원시민문화회의:썰 참가자들이 문화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

    ◇계획, 매년 성장하는 문화의제 회의 장으로=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는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보다 개선된 ‘2021창원시민문화회의:썰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센터 측은 지난해 미흡했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컨설팅을 지원하고, 일반 시민을 비롯해 기존 지역 문화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리더들도 흡수해 보다 체계적인 의사 결정의 장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썰 회의를 공식적인 시민 거버넌스로 발전시켜 행정 집행 기관(창원시)과 사업 추진 기관(센터)과 함께 문화 도시를 만드는 데 하나의 중심 축으로 독립시킨다는 목표다.

    황무현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장은 “지난해 창원시민문화회의 썰을 통해 시민들의 여러 이야기가 확장되고, 시민 스스로 우리 도시에 대한 문화의제를 발굴하는 주체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성과를 냈다고 본다”며 “문화에 대한 각개 시민들의 인식차이가 너무 커서 격차를 좁히려니 힘든 부분이 있었고, 기대했던 문화 의제를 만들어 내긴 어려웠지만 이번 회의를 통해 창원 시민들의 문화는 개방적이라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하는 시도이다 보니 참여자들도 사업 주최자들도 혼돈이 있었을 것이다. 올해는 참여하는 주체들이 문화도시를 만드는 워킹그룹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이 프로젝트가 1~2회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행돼 시민들도 문화역량이 강화돼서 시의 문화 정책 기반이 되는 거버넌스 형태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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