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윤활유(Tectyl) 드럼통을 싣고 달리던 화물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드럼통이 폭발해 전소되면서 창원터널 입구 인근이 불길에 휩싸이며 아수라장이 됐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늘 오후 1시 20분께 창원시 삼정자동 장유방향 창원터널 앞에서 윤활유 운반차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독자 권오택씨 사진 제공/◆사고 개요= 2일 오후 1시 23분께 창원터널 입구 창원 방향 1km 지점에서 윤활유가 들은 드럼통을 싣고 달리던 5t 화물차가 앞서 달리던 코란도를 들이받고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불길에 휩싸였다.
이때 화물차에 실려있던 윤활유 드럼통이 반대편 차선으로 굴러떨어지면서 사고를 더 키웠다.
화물차에 실려있던 윤활유 200리터 드럼통 30개, 20리터 말통 40개가 대부분 쏟아져 내려가면서 마주오던 차량 9대가 미처 피하지를 못한 채 드럼통과 충돌하며 불이 옮겨 붙었다.
화물차 운전자와 반대편 차선의 모닝 차량 A(55·여)씨, 스파크 차량 B(23·여)씨 등 총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화물차 운전자는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해 경찰이 신원을 파악 중이다.
또 이 사고로 화물차를 포함해 차량 10대가 전소됐으며 C(37)씨 등 5명이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전쟁터 방불 사고현장= 화물차의 충격으로 인해 드럼통이 폭발하며 반대편 차선으로 굴러 일대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아수라장이 됐다.
불에탄 드럼통이 굴러내리며 펑하는 소리와 함께 곳곳에서 폭발했으며 도로 곳곳과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다.
사고당시 1t 탑차 조수석에 타고 있다가 대피한 심(49)씨는 "앞에 불길이 휩싸여 있었고 불붙은 드럼통이 굴러내려오며 2개 가량은 차 앞에서 폭발했다"며 "멈추지 않고 조금만 더 앞으로 갔으면 온 전신에 화상을 입었을 것이다. 순간 아무 생각도 안났고 바로 차를 벗어나 대피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처리를 위해 창원터널 양방향을 통제한 채 차량을 인근 불모산터널 등으로 우회시켰고 주변 도로는 한때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화재는 오후 2시 20분께 진압됐으며 사고 2시간 가량이 지난 3시 30분께 차량 소통이 재개됐다.
독자 심정순씨 사진 제공.◆사고원인·피해 왜 컸나= 화물차에 실려있던 윤활유는 유압기계 등에 쓰이는 유류로 발화점은 220도 가량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충격으로 한번 점화된 윤활유는 삽시간에 불이 번지는데다 당시 사고 화물차는 6800리터(5.3t)의 상당한 양을 싣고 있었다.
여기에다 사고지점은 경사도가 심해 평소에도 마의 내리막길로 불리우는 곳으로 속도를 줄이지 못해 브레이크 파열 등 사고가 잦은 곳이다.
경찰은 이 화물차량의 사고원인도 브레이크 파열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블랙박스와 목격자의 증언 등을 통해 화물차량이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앞선 차량들이 과속카메라 때문에 속도를 줄이자 급히 제동하려던 과정에서 코란도를 추돌 한 후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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