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에서 태풍 ‘차바’ 피해가 제일 컸던 양산은 양산천의 물길이 막혀 벌어진 인재라는 지적이다.
지난 5일 양산천이 범람하면서 일부 아파트 1층과 지하주차장이 침수됐다. 신도시가 있는 양산천 하류 둑도 이날 오전 11시께는 범람까지 1.5m 정도를 남겨놓을 정도로 아슬아슬했다.
이번 피해는 폭우 영향도 있었지만 양산천 주변의 각종 건축물로 물길이 많이 막혀 피해를 키웠다.
5일 오전 8시부터 11시 30분까지 양산천 상류인 하북면과 상북면에 각각 303㎜, 214㎜가 내려 한꺼번에 양산천으로 쏠렸다. 상·하북면에 시간당 최대 114㎜까지 내렸다. 통도사가 있는 하북면 영축산 자락에 내린 비가 양산천 중류인 상북면에 도달할 쯤에는 상북면 지역에 내린 비와 합쳐져 미처 하류로 빠지지 못했다.
여기에 양산천변의 유수지 역할을 하던 곳곳에 건축물이 들어서고 수변지역 공원화와 각종 성토 등으로 물길이 좁아져 폭우를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교량의 높이가 낮아 목재 및 쓰레기 등이 다리 기둥이나 난간에 걸려 물 흐름을 지체시킨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폭우피해는 물길을 군데군데 인위적으로 막은 결과로 보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하천정비가 전반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모(76·상북면)씨는 “이렇게 한꺼번에 비가 많이 온 것은 처음인데 앞으로 이보다 더한 폭우가 쏟아지면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양산시는 “이번 폭우를 계기로 하천 정비 때 제방 높이 등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김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