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심 한가운데 큰 하천이 흐르는 창원시와 양산시의 도심 침수 피해가 컸다.
또 울산광역시도 태화강이 일부 범람하면서 주변 도로는 대부분 물에 잠겼고, 4년 만에 홍수특보가 발효됐다.
양산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저지대인 양산향교 마당이 물에 잠기고 안쪽에 있는 양산여고 운동장이 완전 물에 잠겼다./김석호 기자/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26건의 침수피해가 신고됐다. 특히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던 오전 9~11시 사이에 피해가 많았는데, 배수구 범람과 지하시설 침수가 주를 이뤘다.
창원 의창구 봉곡동·용호동과 성산구 가음정동·내동 등 주택과 공장 지역의 침수피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의창구 팔룡동 홈플러스 주변 도로는 만조기 해수위 상승과 범람 직전의 창원천에서 밀려드는 빗물이 겹쳐지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정오께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서 사파동으로 차량을 운전하던 김모(35)씨는 “명곡 교차로와 주변 지하차도는 통행이 금지됐는데 토월지하차로는 멀쩡한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양산시는 태풍으로 인한 누적 강수량이 277.5㎜로 경남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지역별로는 서창동 345mm, 하북면 302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상습침수구역인 교동과 북정지역은 피해를 입었고, 상북면 석계지역도 양산천이 범람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또 서창동, 덕계동 아파트 단지 역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당했다. 상북면 석계리 25번 지방국도가 전면 통제됐다가 오후 들어 소통이 재개됐다.
울산에선 역대 최대 폭우가 내리면서 주민이 숨지고 119대원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태풍이 오기 전부터 비가 자주 내려 댐과 저수지의 수위가 높은 상황에서 ‘물 폭탄’을 맞았고, 만조까지 겹치면서 피해 규모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 시민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울주군 회야댐은 폭우가 쏟아지기 전인 5일 오전 5시부터 만수위 34.3m를 넘어 방수로를 통해 물이 넘쳤다. 태화강이 일부 범람하면서 주변 도로는 대부분 물에 잠겼고, 4년 만에 홍수특보가 발효됐다.
고휘훈·김석호·지광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