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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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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4) 제4화 돈이 많이 남는 장사 ⑭

‘연주가 이렇게 죽다니…’

  • 기사입력 : 2013-09-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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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 형사의 말에 장대한은 가슴이 저렸다.

    “남편에게는 연락했습니까?”

    “연락이요? 남편도 죽었습니다.”

    하 형사가 눈을 크게 뜨고 장대한을 응시했다.

    “죽어요?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습니다.”

    장대한은 강연주의 전 남편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중앙선을 침범한 차가 남편 차입니다. 전과를 조회했더니 성폭행에 폭력 등 전과가 3회나 되더군요.”

    “남편이 강연주 씨 차를 받았다고요?”

    장대한은 어리둥절했다. 그것은 자기 차로 자식을 치어 죽게 만든 일처럼 황당했다.

    “그렇습니다. 근처에 CCTV가 있어서 그대로 찍혀 있습니다. 전 남편이 의도적으로 받은 겁니다.”

    하 형사는 장대한에게 간단한 인적사항과 강연주와의 관계를 물었다. 장대한은 강연주의 남자 친구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왜 나에 대해서 조사를 합니까?”

    “형식적인 겁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수사를 해야 하니까요.”

    장대한은 그가 묻는 말에 상세하게 대답했다. 하 형사의 조서 작성이 끝나자 장대한은 영안실로 내려갈 수 있었다.

    ‘연주가 이렇게 죽다니….’

    장대한은 강연주의 시신을 보자 참담했다. 강연주는 얼굴에 상처가 심했다.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가슴의 상처였다. 차가 받힐 때 앞부분이 찌그러지면서 왼쪽 가슴을 찌른 것이 치명적이었다. 장대한은 하얀 시트에 덮여 있는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녀의 손은 이미 차가웠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귓전에 찰랑거리는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

    “동생을 보시겠습니까?”

    “잠깐만 혼자 있을게요.”

    장대한은 하 형사에게 양해를 구했다. 어쩌면 이것이 그녀와 마지막 작별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 형사가 고개를 끄덕거리고 직원과 함께 나갔다.

    “연주….”

    장대한은 목이 메어 왔다. 강연주의 입술에 그의 입술을 얹었다. 슬픔이 목울대를 타고 올라와 한참 동안을 울었다.

    장대한은 하 형사를 따라 입원실로 올라갔다. 강연주의 동생 이름은 강연희였다. 그녀는 산소마스크를 쓴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의식이 돌아온 모양이었다. 갈빗대가 부러지고 뇌에도 부상이 있었다. 허벅지도 온전하지 않았다. 그녀가 운전을 했기 때문에 에어백이 터져 목숨을 잃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불행하게도 강연주의 자리에는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지 않았다.

    강연희는 의식이 돌아와 있었으나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글:이수광 그림:김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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