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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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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건강체크 ③ 야뇨증

밤에 ‘쉬’한다고 ‘쉬쉬’하면 안돼요
5세 이상 아이에게 발생, 18세 넘으면 거의 없어져
소변 가린 경험 유무따라 일차성·이차성으로 분류

  • 기사입력 : 2013-11-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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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서울아동병원 김규태 원장이 야뇨증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를 진단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식생활과 환경의 급속한 변화는 성인 건강도 위협하고 있지만 어린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어린이들은 자기조절 능력과 표현력이 부족해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쉽고, 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건강한 성장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린이들의 건강생활을 돌보기 위해 창원 서울아동병원의 도움말을 받았다.


    ◆전 세계 15% 아이가 야뇨증= 야뇨증은 5세 이상의 어린이가 밤에 자다가 배뇨가 발생하는 경우로 전 세계적으로 약 15%가 앓고 있는 높은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대개 나이가 증가하면서 차츰 감소해 18세가 넘어서면 유병률이 0.5%까지 감소한다.

    야뇨증은 크게 일차성 야뇨증(primary nocturnal enuresis)과 이차성 야뇨증(secondary nocturnal enuresis)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야뇨증이란 태어난 후부터 한 번도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계속 밤에 오줌을 싸는 경우를 말하고, 이차성 야뇨증이란 최소한 6개월 이상 소변을 가리던 시기가 있었다가 다시 야뇨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이차성 야뇨증은 일차성 야뇨증에 비해 동반된 질환이 많고 감정적인 원인이 더 많이 동반된다. 따라서 이차성 야뇨증으로 분류된 경우에는 정신적, 환경적 병력 파악이 중요하다.

    치료방법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분류는 단일증상성(monosymptomatic) 야뇨증과 비단일증상(non-monosymptomatic) 야뇨증이다.

    단일증상성 야뇨증은 주간 배뇨증상을 동반하고 있지 않은 경우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야뇨증이라 함은 단일증상성 야뇨증을 말한다.



    ◆원인은 다양= 아직 야뇨증의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야간 다뇨, 방광의 용적, 수면시 각성장애, 정신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유전적 요인으로 야뇨증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쪽 부모가 모두 어린시절 야뇨증이 있었던 경우 자녀의 77%, 부모 중 한 쪽이 야뇨증이 있었던 경우는 자녀의 44%에서 야뇨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부모가 모두 정상이었던 경우라도 자녀에게서 야뇨증이 나타날 확률은 15% 정도가 된다.

    우리 몸에서는 뇌로부터 항이뇨호르몬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소변을 농축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체내의 수분량을 조절하게 된다.

    항이뇨호르몬(ADH)의 분비는 낮과 밤 동안 그 분비 정도가 달라 일주기성을 갖는다.

    정상 어린이의 경우는 야간에 혈액 내 이뇨호르몬의 양이 증가해 소변의 생산을 감소시켜 밤에 화장실에 가지 않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야뇨증 어린이의 경우 항이뇨호르몬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정상 어린이처럼 야간에 그 값이 상승하지 않아 낮과 비슷한 정도로 소변을 많이 만들게 된다.

    때문에 야간의 오줌 생산이 방광의 용적을 초과하게 되고,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야뇨증이 생긴다는 이론이다.

    이것은 최근 과학적으로 증명돼 현재 야뇨증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야뇨증을 앓는 어린이는 방광의 크기가 작을 것이라고 생각돼 왔으나, 실제 연구결과 정상 어린이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부학적인 방광 크기의 감소보다는 기능적 방광 용적의 감소가 더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야뇨증 어린이의 부모들은 대개 자신의 아이가 잠을 지나치게 깊이 잔다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야뇨증 어린이의 수면 양상은 정상 어린이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게 되면 그것이 신호가 되어 뇌를 자극하고 잠에서 깨야 한다. 하지만 야뇨증 어린이는 방광의 자극에 의해 뇌가 깨어나는 각성의 기전에 이상이 있으며, 이것이 야뇨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된다.

    정신적 이상이 야뇨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아니며, 오히려 야뇨증의 결과로 행동장애, 성격장애 등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과거에는 야뇨증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것으로 생각해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야뇨증이 어린이의 성격 형성이나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야뇨증은 어린이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당황스럽게 하며, 여름캠프, 야영 등과 같은 교외활동에 참가하는 것을 꺼리게 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교우관계를 형성하고 자아를 발달시키는 시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의학지 등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야뇨증 어린이는 정상 어린이에 비해 자긍심이 상당히 저하되어 있으며 이는 야뇨증 치료 후 정상 어린이와 같은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한다.


    ◆치료 방법은= 야뇨증은 주로 병력 청취, 문진, 요검사 등 간단한 방법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요감염이 있는 경우, 주간 배뇨 증상이 심한 경우, 이차성 야뇨증, 유분증 약한 요류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보다 정밀한 검사를 행하기도 한다.

    야뇨증 치료는 첫째 일반적인 생활양식에 대한 변화 방법, 둘째 행동요법(야뇨경보기-조건화 요법), 셋째 약물치료, 넷째 병합치료로 나눠볼 수 있다

    생활양식에 대한 변화 방법으로는 야뇨증에 관한 교육과 동기부여, 규칙적인 배뇨 습관, 특히 자기 1시간 전과 자기 직전의 배뇨, 저녁에 수분 많은 음식의 자제 등이 있다.

    약물 치료로는 대개 단일증상성 야뇨증에 대한 항이뇨제 처방이 있으며, 야간에 정상적인 항이뇨호르몬 분비 증가가 없어 생기는 야간 다뇨가 야뇨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보통 70~80% 정도 좋은 효과를 보이는데,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와 먹는 알약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하지만, 드물게 수분의 체내 축적으로 인한 전해질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약을 투여하는 중에는 자기 전 과도한 수분을 섭취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야뇨경보기는 잠옷에 부착시키는 장치로 오줌을 싸면 경보기가 울리게 돼 잠에서 깨게 된다. 이 치료는 반복할 경우 나중에는 방광에 소변이 찼을 때, 배뇨가 일어나기 전 스스로 깨어나 소변을 보는 습관을 몸에 익히게 한다. 치료에 성공하면 매우 효과적이며 재발률도 적지만 실제 시행이 어렵고, 결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병합요법은 단기간의 치료효과 상승은 있지만 장기간 치료성적의 비교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문재 기자 mjlee@knnews.co.kr

    도움말= 창원 서울아동병원 김규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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