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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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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216) 제4화 돈이 많이 남는 장사 56

“그런 짓을 하면 안돼”

  • 기사입력 : 2013-11-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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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사가 부도 위기에 빠졌을 때 서초동 검찰청사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했었다. 차준호는 검사 생활을 한 지 10여 년이 된 사람답게 눈매가 날카로웠다.

    “그러게 말이야.”

    차준호가 자리에 앉자 한복 입은 여자 둘이 들어와 절을 했다. 장대한은 뜻밖의 일이라 내심 깜짝 놀랐다. 차준호 옆에는 추향이라는 여자가 앉고 장대한 옆에는 난초라는 여자가 앉았다. 강남의 주택가에 기생집을 흉내낸 요정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여자들이 한복을 입고 있어서 색다른 맛이 있었다. 이내 웨이터들이 큰 상을 들여왔는데 얼추 반찬 가짓수가 30가지가 넘어 보였다. 장대한은 차준호와 함께 천천히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여자들은 옆에서 시중을 들었다. 장대한이 그녀들에게 식사를 권하자 이미 먹었다고 했다.

    “어때? 이 집 음식 맛이 괜찮지?”

    차준호가 전통주를 마시면서 말했다.

    “어떻게 하다가 대부업을 하게 된 거야?”

    차준호가 식사를 하면서 물었다. 장대한은 신문사 부도와 칼국수 사업, 대부업 진출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했다. 여자들은 대화에 전혀 참견하지 않았다. 술을 따르고, 묻는 말에 대답하고, 생선의 가시를 발라내거나 먼 곳에 있는 반찬을 먹기 좋게 가까이 가져다주고는 했다.

    “대단하네. 불과 2년 만에 그렇게 큰돈을 벌다니….”

    차준호가 감탄하여 말했다. 차준호는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눈이 작았다. 작은 눈으로 2년 만에 몇십 억대의 돈을 번 장대한을 살피고 있었다.

    “운이 좋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야.”

    “아무튼 대단한 거야.”

    “검사 일은 어때?”

    “정신 없지 뭐. 사건사고가 좀 많아야지.”

    “텔레비전 뉴스에 네 얼굴은 안 나오더라.”

    “핫핫! 정치인이나 재벌을 수사해야 나오지 일반 검사가 왜 나와?”

    차준호가 유쾌하게 웃었다. 여자들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 장대한은 난초에게서 좋은 향기가 풍기는 것을 느꼈다.

    “뉴스에 나오는 검사는 안 좋아 보이더라.”

    “그렇지. 그런데 조폭은 뭐가 문제야?”

    “모르겠어. 갑자기 찾아와서 형님이 만나자고 한다는 거야.”

    “건방진 놈들.”

    차준호가 분개한 표정으로 내뱉었다.

    “왜?”

    “그놈들이 노리는 것은 미수금을 받는 일을 맡겨달라는 걸 거야. 그런 짓을 하면 안돼.”

    “그럼 어떻게 하지?”

    장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글:이수광 그림:김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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