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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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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소 적응 힘든데… 길찾기 도움 안되는 ‘도로명판’

대략적 위치 모르면 무용지물
도로명판 없는 곳도 많아

  • 기사입력 : 2014-01-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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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선지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치된 도로명 표지판(도로명판)이 정작 길찾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도로명판과 교통안내 표지판(이정표)이 각각 도로명 주소와 법정동 주소로 안내해 보행자·운전자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김해시 응달·삼계동 일대를 둘러봤다.

    김해시 삼계동 조은금강병원사거리에는 병원 맞은편 삼계중앙로13번길을 안내하는 도로명판이 없었다. 응달동 태정~용곡마을을 연결한 수가로369번길도 도로명판이 없었다. 다만, 369번길은 건물번호판은 설치돼 있었다.

    창원지역도 대로, 로, 길이 원칙없이 기재돼 우체부나 택배기사들이 혼란을 겪는다.

    도로명 주소는 도로를 대로(8차로 이상), 로(2~7차로), 길(1차로 이하)로 구분된다. 한 도로를 기준으로 좌측에 홀수, 우측에 짝수 건물번호를 부여하는 등 규칙이 있어 도로의 대략적인 위치만 있으면 건물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도로명을 부여할 때 자음순서 등 일정한 원칙이 없어 대략적인 위치를 모를 때 도로명판만으로 행선지를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이정표는 새주소가 아닌 옛 법정동 주소로 길을 안내하고 있어 운전자들은 이를 통해 법정동을 찾은 뒤 인근에서 도로명판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른다.

    우편집배원 박모(53) 씨는 “우편물에 도로명 주소가 있어 그 마을에 들어가서 물어봐도 도로명 주소를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일반인들은 도로명판만 보고 길을 찾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택배기사 박진서(32) 씨는 “창이대로가 있다가 갑자기 신사로가 나오는 등 일관성 없는 도로명 주소 탓에 길 찾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도로명을 결정할 때 마을 또는 동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다보니 일정한 원칙을 갖고 도로명을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작은 마을이나 도로가 굽은 경우 일일이 설치할 수 없어 도내에 300여 개 지역안내판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곳에 도로명판을 설치하면 좋겠지만 예산 등 어려움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도로명판 설치에 들어간 비용은 국비 5800만 원, 도비 2억 원, 시·군비 13억 원 등으로 도로 1만6507곳에 3만4982개의 도로명판을 설치했다.

    정치섭 기자 su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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