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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바람·파도소리 가득한 겨울바다 여행

파도가 씻고 바람이 지우겠지요… 욕심도 미움도 버려두고 가세요

  • 기사입력 : 2014-01-2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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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시 동부면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해변에 앉아 겨울바다를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해수욕장. 잔잔한 파도소리가 겨울바다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겨울바다로 향하는 가슴은 늘 부풀어 오릅니다.

    커다란 에너지원(源)을 찾아가는 설렘이죠.

    도심에서 찌든 일상이 크고 무거울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바람을 불어 넣은 복어 같기도, 알을 가득 밴 대구 같기도 한 부푼 가슴을 쓸어봅니다.

    시린 바람이 몸을 휘감아 옵니다.

    겨울바다는 호수처럼 맑고, 고요합니다.

    바람 소리, 파도 소리, 갈매기 소리.

    여름이나 다른 계절과 달리 사람들의 소리가 아닌, 바다 얘기만 들려옵니다.

    시간과 계절의 찌꺼기가 조금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죠.

    군데군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습니다.

    물수제비를 띄우기도 하고, 연신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 흩어집니다.

    다정하게 둘만 있는 모습도 있습니다.

    바람 때문인지 바짝 맞붙어 있어 더욱 행복해 보입니다.

    연인(戀人)들이 소곤거립니다.

    무슨 소중한 얘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아마도 사랑, 인생, 또 미래에 관한 것이겠죠.

    그것이 어떤 얘기든 여름보다는 훨씬 오래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서로 바람을 막아주며 나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겨울바다는 옆에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이들이 시간이 지나 똑같은 모습으로 이곳을 다시 찾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바다와 이들 둘만 있습니다.

    한 무리 가족들이 자리를 잡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내륙에서 왔다는 이들은 아빠, 엄마, 딸·아들 1명씩, 모두 4명입니다.

    꼭 맞춘 것처럼 안정되고, 행복해 보이죠.

    연인들보다야 은밀(隱密)하진 않습니다.

    누가 엿들어도 부끄럽지 않을, 평범한 대화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나누고 있는 것은, 정작 말이 아니라 가족(家族)입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같은 느낌을 나누고 있는 중인 게죠.

    추위를 잊고 견디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지혜를 쌓는 것입니다.

    한겨울 바다 바람이라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탄탄히 하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 같네요.

    혹 무더운 여름 더위나, 어떤 어려움을 당할지라도 가슴에 담아둔 겨울 이야기를 꺼내보면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겨울바다는 이렇게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곱씹고, 두텁게 해주는 덕(德)을 지녔습니다.

    혼자 겨울바다를 찾은 이도 있네요.

    얘기 나눌 사람도 없다 보니 무료한가 봅니다.

    백사장에 허리를 숙여 뭔가 줍기도 하고,

    낮게 이는 포말(泡沫)을 따라 걷기도 합니다.

    얼마간 그러더니 돌아서서 떠날 모양입니다.

    손에 주워 모았던 돌이며 조개껍데기를 널따랗게 다시 흩뿌립니다.

    그러고 보니, 백사장에 남겨졌던 발자국도 밀려온 바닷물에 지워져 버렸네요.

    가지려고 했던 것, 남기려고 했던 것 하나도 챙기지 않고 떠나는 모습이 홀가분해 보입니다.

    겨울바다란 게 이렇듯, 가지고 남기려는 것보다 비우고 지우는 것에 더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 지역은 남쪽으로만 향하면 쉽고 빨리 바다와 만날 수 있습니다.

    이름난 해수욕장은 말할 것도 없이, 눈에 띄는 포구로 들어서면 바다와 가까이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큰 축복이죠.

    겨울바다여행을 떠날 땐 인근에 둘러볼 만한 곳을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게 좋습니다.

    사실 추위 때문에 바닷가에 오래 머물지 못하거든요.

    통영이라면 세병관이나 옻칠미술관, 고성이라면 탈박물관이나 상족암, 거제지역이라면 식물원이나 포로수용소를 들 수 있겠죠.

    또 사천은 삼천포-창선대교, 남해는 다랭이논이나 보리암 등이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요즘 해변가 음식점에는 대구탕과 물메기탕이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대부분 인근에서 잡아올린 것들이라, 국물이 맑고 시원하다고 하네요.

    횟감도 풍부하다고 하는데, 겨울바다를 헤엄치고 다니던 물고기들이라 여느 때보다 육질이 탱글탱글하다고 합니다.

    곧 설 연휴입니다.

    집안에서 편한하게 지내는 것도 좋겠지만, 탁 트인 바다구경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혼자든, 연인끼리든, 가족끼리든 겨울바다로 한번 떠나 보십시오.

    각각의 소중함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글= 이문재 기자·사진= 성승건 기자




    방파제 끝 ‘등대 찾기’ 바다여행의 덤이죠

    ◆쉽게 찾을 수 있는 등대들

    바다 위나 방파제 끝에 걸린 등대는 바다여행의 덤이다. 푸르게, 넓게 펼쳐놓은 캔버스 위에 찍힌 점처럼 눈길을 머물게 한다.

    최근 등대는 선박의 안전운항을 돕는 고유의 역할에 조형미를 더했다. 또 지역 특성을 덧입혀 상징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항구의 간략한 역사와 등대가 건립된 시기를 알고 찾으면 좀 더 의미가 있는 여행이 된다.

    도내에는 소매물도, 홍도, 서이말 등대 등도 있지만 육지와 맞닿아 있지 않거나, 절차상의 문제로 찾기가 쉽지 않다.

    거제 장승포항동방파제등대는 1936년 10월 최초로 설치됐다. 지금의 등대는 지난 2005년 9월 다시 건립된 것이다. 건너편의 장승포항서방파제등대도 동방파제와 같은 시기인 1936년 10월에 설치됐다가 지난 2004년 5월 새로 지었다.

    고성군 맥전포항은 1975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됐다. 넓은 배후지를 이용한 멸치 가공항으로 이용되고 있다. 항 입구 동·서쪽에 방파제 및 등대가 설치돼 있고 산책하기 좋도록 조성됐다. 맥전포항동방파제는 1998년 2월에, 서방파제등대는 이보다 앞서 1992년에 세웠다. 서방파제등대는 2004년 12월 한 차례 개량했다.

    삼천포항은 항만법상 1종 어항으로, 1958년 대일 선어수출항으로 지정됐고 1966년 4월 개항장이 됐다. 213만㎡의 넓은 항내 수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한려수도의 기항지로 어항과 임해공업 수출항으로 좋은 여건이다. 이곳 삼천포구항동방파제등대는 1998년부터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산항은 1899년 개장했다. 마산항제2부두방파제등대는 제2부두 끝단에 설치됐는데, 2003년 5월 건립됐다.

    진해항은 남쪽을 제외한 3방향이 천연 병풍을 형성하고 있어 지리적 환경이 좋다. 1991년 무역항으로 지정됐다. 진해항방파제등대는 진해항 방파제 끝단에 설치됐는데, 2004년 12월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통영 도남항동방파제등대는 일명 ‘연필등대’다. 박경리·유치환 등 통영이 배출한 문학 거장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존의 등대를 끝이 날카로운 연필이 하늘을 향해 있는 모습으로 2006년 12월 다시 지었다.

    통영운하방파제등대는 통영운하 방파제에 위치하고 있다. 2009년 9월 건립됐다.

    통영 삼덕항은 미륵도 서쪽 당포에 위치한 국가어항이다. 삼덕항동방파제등대는 1999년 세웠다.

    거제구조라항남방파제등대는 최근에 준공됐다. 거제시의 문화사절·홍보도우미인 몽돌이와 몽순이 캐릭터를 응용했다.

    이문재 기자 mj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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