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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허리 휘는 황혼 육아

  • 기사입력 : 2014-02-0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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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국어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새 병명이 추가돼 눈길을 끈다.

    조부모가 맞벌이 자녀를 대신해 손자·손녀를 돌보다 정신적·육체적 문제로 발생하는 병, 바로 ‘손주병’이 그것이다.

    손주를 등에 업고 장을 보거나, 유치원 배웅을 하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의 모습, 시니어들의 6070 황혼육아는 대한민국 신풍속도로 자리 잡을 만큼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손자·손녀의 재롱은 참 예쁘지만 황혼육아로 노년기에 나타날 수 있는 질환들은 가속화되어 간다.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 요통, 관절통 등 근골격계 질환이다.

    노년층의 경우 이미 디스크 퇴행이 많이 진행되어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져 있고, 허리 주변의 인대도 크게 약해져 있다.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달래기 위해 한 손으로는 젖병을 들고, 다른 팔로는 6~7㎏ 이상 되는 아이를 안는 자세를 반복하게 된다. 아이를 안을 때는 아이 체중의 10~15배의 충격이 허리에 가중되는데, 오랜 시간 동안 아이를 안고 있으면 체중이 앞으로 쏠려 허리가 앞으로 휘어진다.

    이런 상황들이 계속되면 퇴행성 허리디스크, 척추전방전위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물렁뼈인 디스크의 색깔이 까맣게 변해 있거나 높이가 낮아져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런 것이 전형적인 퇴행성 디스크병의 MRI 소견이다.

    대개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며, 수술적 치료는 10% 미만이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소염제와 근이완제를 포함한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을 시행해 왔으나, 최근에는 퇴행성 부위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경성형술 및 척추근력강화 치료법이 있으며, 향후 퇴행성 진행을 예방하는 데 많은 효과가 있다. 신경성형술이란 1㎜ 관을 통증의 원인이 되는 척추신경 부위에 두고 신경 염증 완화제, 신경 유착분해효소, 염증 배출 식염수 등을 투여하는 방법이다. 유착된 신경이 박리되어 신경 압박이 감소되며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을 없애준다. 신경성형술 시행과 함께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척추 강화 운동을 병행한다면 보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아이를 드는 행동은 허리 건강에 최고 적이다. 아이를 안을 때는 무릎을 굽혀 아이 키 높이 정도로 몸을 낮춘 뒤, 아이를 가슴에 밀착시킨 상태로 안아 올리는 자세를 해야 한다. 앞으로 안는 것보다는 뒤로 업는 것이 나으며 30분 이상 아이를 안거나 업는 건 부담을 줄 수 있어 되도록 삼가는 게 좋다. 아기 띠를 사용할 때도 공간이 뜨지 않도록 몸에 바짝 붙여 사용해야 한다. 틈틈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좋다.

    신호동(창원 the큰병원 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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