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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임수정 고수 한효주, 노개런티 참여 배경은

미디어아트 '묘향산관' 작업 중인 문경원·전준호 작가

  • 기사입력 : 2014-03-05 16: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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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이정재, 임수정, 고수, 한효주…. 영화계에서 섭외 0순위에 꼽힐 톱배우들이 노개런티로 출연을 자처하며 이들을 찾아왔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영화감독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2009년부터 공동 작업을 하는 동갑내기 현대미술작가 문경원(45)·전준호(45) 팀이다.

    최근 만난 두 작가는 현재 세 번째 공동 연출작인 미디어아트 겸 단편영화 '묘향산관'의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라고 했다.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에서 펼쳐지는 내용을 그린 '묘향산관'은 식당을 찾은 남한 화가(고수 분)와 북한 여종업원(한효주 분)의 만남을 중심으로 예술에 대한 담론과 아련한 사랑의 얘기를 연기와 현대무용 등이 어우러진 실험적인 영상으로 담아낸 작품. 고수와 한효주는 출연료를 받지 않고 작품에 임했다.

    앞서 2012년 세계적 권위의 미술행사인 '카셀 도큐멘타'에 초청돼 선보인 '뉴스 프롬 노웨어'(News from Nowhere) 프로젝트 가운데 2개 채널 영상 작품 '세상의 저편'에는 이정재와 임수정이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문경원은 스타들의 잇따른 노개런티 출연에 대해 "정말 인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세상의 저편'에 출연한 임수정은 두 작가와 콜라보레이션(협업) 중이던 디자이너 정구호의 소개로 만남이 이뤄졌다. 정구호와 영상 작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정구호가 마침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어하던 임수정과 연결해준 것.

    임수정은 도중에 소속사를 옮겼지만 출연 약속은 지켰다. 촬영 일정이 지연되면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일본 촬영 스케줄과 겹쳤지만 흔쾌히 시간을 빼 일본에서 날아와 촬영을 마치고 영화 현장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영화 '도둑들'을 앞두고 있던 이정재도 촬영에 열의를 갖고 적극적으로 임했다.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이들은 '카셀 도큐멘타'가 열리는 독일까지 날아와 프레스 오픈 등에 참석하기도 했다.

    '뉴스 프롬 노웨어' 프로젝트로 두 작가는 광주비엔날레 대상인 눈 예술상과 국립현대미술관의 '2012 올해의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임수정과 이정재 역시 세계적인 현대미술제를 비롯한 현대미술계 안팎에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각인시켰다. 평소 미술 애호가로도 널리 알려진 이정재는 국립현대미술관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임수정과 두 작가의 인연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어느 날 임수정 씨의 매니저가 전화했어요. 지금은 한효주 씨의 매니저를 하고 있다면서…. 한효주 씨가 작품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하는데 '세상의 저편'과 같은 작업을 하는 작가가 주변에 있으면 소개를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저희가 다음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죠." (문경원)

    작품의 시놉시스를 보고 마음에 들어 한 한효주는 출연을 결정했다. 이후 촬영이 지연되면서 일정이 꼬였지만 해외 촬영 중임에도 기꺼이 며칠을 비우고 귀국해 '묘향산관'을 촬영하고 출국했다고 한다.

    고수의 출연은 갤러리현대 측의 소개로 이뤄졌다. 고수와 한효주가 같은 소속사(BH 엔터테인먼트)라는 것도 나중에 고수를 만나러 갔다가 뒤늦게 알았다.

    "가보니 BH 엔터테인먼트더라고요. 거기도 서로 팀이 달라 몰랐나봐요. 저희가 '얼마 전에 여기 왔었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서로 연락을 하더라고요." (문경원)

    "고수 씨는 사실 잘생기기만 하고 연기를 못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카메라 옆에서 같이 간식을 먹으며 웃다가 촬영이 시작된 순간 바로 진지하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고 솔직히 깜짝 놀랐죠. 연기를 정말 잘하더라고요. 고수 씨에게 그렇게 얘기했더니 '그런 얘기 많이 듣는다'고 웃더군요." (전준호)

    사진작가의 작업에는 스타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문경원·전준호처럼 실험적인 영상 작업에는 흔치 않은 일이다. 거기다 배우들이 직접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섭외도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

    문경원은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하는 배우들의 욕구와 우리의 작업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묘향산관'은 이르면 오는 8월께 완성해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트리엔날레, 스위스 취리히 미그로스 미술관 등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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