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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448) 제7화 굴뚝산업과 첨단산업 28

“우리의 성공을 위해”

  • 기사입력 : 2014-10-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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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천화가 뜻밖에 다루기 어려운 여인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천화씨가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지분이요.”

    “얼마나요?”

    “한국 측 지분 10%예요.”

    장대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중국과 한국이 50대 50으로 투자하게 되면 그중에 10%를 갖겠다는 것이다. 대담한 조건이었다. 이민성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AK사와 손을 잡는다면 아주 작은 지분이라고 하더라도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것이다. 50%의 이익을 모두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중국에서 너무 많은 돈을 가지고 오게 된다면 중국 쪽에서 어떤 형태로든지 트집을 잡을 것이다. AK사와 손을 잡을 수 있다면 20, 30%만 가져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로열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미국의 퀄컴이라는 회사는 한국의 휴대폰 회사에서 해마다 막대한 로열티를 받아 간다. 그 액수가 수천억원에 이른다.

    “15% 어떻습니까?”

    장대한은 한천화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베팅했다. 그녀가 능력이 있다면 15%도 아깝지 않은 것이다.

    “네?”

    한천화가 깜짝 놀라서 반문했다.

    “우리는 중국에서 이익만 추구하지 않을 겁니다. 천화씨의 지분 15% 중 5%는 천화씨가 지목하는 곳에 내놓을게요.”

    그것은 중국의 정치인이 될 수도 있고 사회단체가 될 수도 있다. 한천화가 장대한을 똑바로 살폈다. 그녀는 장대한의 말을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좋아요.”

    한천화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우리는 한국 쪽 지분 중 20%만 가져올 생각입니다.”

    장대한은 한천화의 허를 찔렀다.

    “그럼 나머지 15%는요?”

    “중국을 위하여 쓰겠습니다.”

    한천화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장대한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

    “대단하시네요.”

    한천화가 야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장대한은 속으로 빙긋이 웃었다. 물론 이 복안을 강연희와 최철환이 동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겠네요.”

    한천화가 장대한을 향해 잔을 내밀었다. 건배를 하자는 뜻이었다.

    “우리의 성공을 위해.”

    장대한은 천천히 잔을 부딪쳤다.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한천화는 장대한의 말을 곱씹고 있는 듯 무대를 응시하고 있었다. 장대한도 젊은 여자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춤을 추는 무대를 보았다. 플로어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춤을 추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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