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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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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꺼낼 일, 은행 갈 일 사라질까

금융과 IT의 만남, 핀테크 시대 열렸다
국내에선 모바일지갑 ‘뱅크월렛카카오’가 선두주자
올해부터 한국은행 공식통계 반영 ‘결제수단’ 인정

  • 기사입력 : 2015-0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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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금융권의 올해 화두는 ‘핀테크’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단어로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기존 금융과 구조·제공 방식·기법 면에서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핀테크란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송금과 모바일 결제, 모바일 자산관리 등 금융과 IT가 융합된 산업을 말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5년 금융 7대 트렌드로 가장 먼저 핀테크를 꼽았다. 금융연은 우선 뱅크월렛카카오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ICT와 금융의 연계 현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소액 지급결제 부문에서 ICT 기업과 은행의 협력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며,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한 ‘소비자 밀착형’ 상품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당국의 수장인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올해 최대 역점 과제는 핀테크”라면서 “핀테크 혁명을 주도하는 것은 한국금융의 미래를 위한 당위적 과제”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해 핀테크 혁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 성공으로 주목

    핀테크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중국 지급결제 기업인 알리바바의 영향이 컸다. 알라바바는 지난해 9월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역사상 최대 규모인 250억달러(약 27조50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고, 단번에 글로벌 IT업계 선두 기업 반열에 올랐다.

    알리바바의 성공은 그동안 틈새시장 정도로 인식됐던 핀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1999년 창업자 마윈이 2000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가 불과 15년 만에 9조9000억위안(약 1745조9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중국 전자상거래 지급결제 시장의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이 된 것이다.

    특히 알리바바의 성공에 자극받은 경쟁 IT 기업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게 되고, 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2000년 초 닷컴붐 열기 이후 글로벌 IT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경쟁하는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알리바바에 이어 글로벌 1위 기업 애플 역시 자사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하는 애플페이 서비스를 선보인 후 핀테크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고, 애플의 맞수 구글도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인 구글월렛을 통해 핀테크 시장 판 키우기에 동참하고 나섰다.



    ◆국내선 ‘뱅크월렛카카오’가 선두주자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11월 금융결제원과 협력해 모바일 지갑 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를 선보였고, 서비스 오픈 한 달 만에 가입자 50만명을 유치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올해부터 뱅크월렛카카오의 이용실적을 공식 통계에 반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뱅크월렛카카오는 현금이나 신용카드, 수표와 같은 결제수단으로 인정받게 됐다. 한국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정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설립과 핀테크 사업을 올해 최대 육성과제로 삼고, 시중은행의 서비스 참여를 독려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은행 위기감 속 핀테크 열풍 동참

    시중은행들도 정보통신기업들에 맞서 핀테크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거대한 모바일 금융시장을 ICT기업에 모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것이다.

    농협은행은 이달부터 삼성전자, 애플 등의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계좌 잔액과 거래내역을 조회하고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웨어러블 뱅킹(Wearable Banking)’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미국 등에서 거래 내역 통보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는 도입됐지만, 실제로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을 옮기는 이체까지 가능한 웨어러블 뱅킹은 처음 출시됐다.

    농협은행이 개발한 웨어러블 뱅킹 앱을 이용하면 계좌 잔액과 거래내역을 조회하고, 돈이 입출금되거나 신용카드 거래가 이뤄질 때 실시간으로 통보받을 수 있다. 미리 등록해둔 계좌에 스마트 시계를 이용해 돈을 보내는 것도 가능해진다. 계좌 조회·이체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4자리를 통해 이뤄진다. 농협은행은 가장 보편적인 스마트 시계용 운영체계인 ‘안드로이드웨어’용 앱을 이용한 계좌 조회 및 거래내역 통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계좌 이체 서비스는 내달 중 시작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준비 박차

    은행들은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연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새로운 채널을 통해 ‘프리(pre) 인터넷전문은행’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IBK기업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뱅킹 통합플랫폼 ‘IBK 원(ONE)뱅크’를 오는 6월 선보일 계획이다.이 플랫폼이 출범하면 은행 창구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스마트폰에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NH농협은행도 오는 4월 인터넷전문은행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스마트 금융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 센터는 가상의 금융 공간을 통해 고객들과 상담을 하고 상품 가입을 돕는 시스템이다.

    하나은행은 신채널 전략으로 ‘원큐(One-Cue) 뱅킹’을 이달 중순께 내놓는다. 원격시스템인 원큐뱅킹이 가동되면 고객들은 전화번호만으로도 송금이 가능해진다.



    ◆규제 완화-보안성 강화의 조화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가장 발달했지만 미국과 유럽, 일본 등과 비교해 핀테크는 뒤처진 편이다. 시장조사기업인 IDC가 올해 발표한 ‘2014년 세계 100대 핀테크 업체’ 중 한국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전문가들은 국내 핀테크 산업이 더디게 발전하는 이유는 각종 규제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보다 규제의 양(量)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법률에 없는 구두·행정지도가 많고 포괄적인 금지 규정 때문에 예측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안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완화 일변도로 흐를 경우 사고 발생 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러한 우려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핀테크산업 육성의 걸림돌을 과감하게 풀되 사고 발생 시 해당 업체에게 책임을 엄격히 물 수 있는 소비자 보호 시스템을 만들고, 금융위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은행 등 뿔뿔이 흩어져 있는 핀테크 관련 소관 부처의 감독시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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