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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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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역사도 엄연한 역사…교훈 삼아야

함양군 조병갑 선정비 철거 않기로
함양군, 역사인물공원에 두기로...‘역사적 과오’ 담은 안내판 세워
철거 논란·존치 사유 등도 명시

  • 기사입력 : 2015-06-2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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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 상림 숲 역사인물 공원 내 ‘함양을 빛낸 역사인물 공원’에 자리한 조병갑 선정비(오른쪽) 옆에 역사적 과오 등 존치 결정 사유를 적은 안내판이 설치됐다./함양군/


    함양군이 지난해부터 논란을 빚어왔던 조병갑 선정비 철거 문제와 관련, 선정비는 그대로 유지하되 철거를 둘러싼 논란 과정과 존치 결정사유를 담은 안내판을 설치해 눈길을 끈다.

    29일 군에 따르면 갑오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은 지난해 4월 함양농민회 주관으로 ‘탐관오리 조병갑 선정비 철거를 위한 함양지역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철거 촉구 서명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에 군은 지난해 12월 함양군의회·농민회·함양시민연대·함양노동자연대 등의 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간담회를 여는 등 논의 과정을 거쳐 지난 4월 말 안내판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조병갑 선정비 옆에 세워진 가로 50㎝×세로 89㎝ 크기의 안내판에는 ‘이 비는 조선 말기 함양군수를 지낸 양주 조씨 조병갑(趙秉甲)의 선정비’라며 ‘조병갑은 함양군수로 재임(1886.4~1887.6)하다 1887년 8월 김해부사로 부임하였고, 이후 1892년부터 1894년까지 고부군수로 재임했다’고 적혀 있다.

    이어 ‘조선 말기는 외세의 간섭이 많아지고 국정이 혼미해 매관매직이 심했던 때였으며, 조병갑은 고부군수로 재임하면서 온갖 방법으로 백성을 착취, 이 시기 탐관오리의 대표적인 인물로 갑오동학농민운동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평가된다’고 설명해 놓았다.

    그럼에도 비를 존치하는 배경에 대해 ‘이러한 역사적 사실 때문에 군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탐관오리 조병갑의 선정비를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선비정신과 구국정신이 강한 함양군에서는 이러한 역사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것도 역사의 교훈이라는 점에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이 비를 보존키로 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함양군수 재임시절 조병갑의 행적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고부군수 시절 역사적 과오가 워낙 크기 때문에 선정비 철거 여론이 있었다”며 “공동대책위원들도 아픈 과거를 기억하자는 취지에 공감해 안내판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편 조병갑 선정비는 함양 상림 숲 역사인물 공원 내 ‘함양을 빛낸 역사인물 공원’에 자리해 있다.

    서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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