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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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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연, 평소엔 수줍은 여인… 카메라 앞에선 당찬 여우

힘겨운 연극인생 후 2012년 TV행
컬러풀한 연기에 러브콜 쏟아져
“꾸준히 노력하는 배우 되겠다”

  • 기사입력 : 2017-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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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서정연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고개를 못 들 정도로 수줍어하는 배우를 오랜만에 만났다.

    1시간 동안 “인터뷰하기가 너무 겁난다”는 말을 열 번은 했다.

    “너무 쑥스럽고 말도 제대로 못 하겠다”는 그는 인터뷰 전날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급기야 바디크림 통을 쏟았단다.

    그는 “부디 그게 액땜을 하는 거였길 빌었다”며 웃었다. 혹시 인터뷰하다 ‘사고’칠까 봐 걱정했다는 거였다.

    ‘태양의 후예’의 그 당찬 간호사 하자애가 맞나? ‘김과장’의 야심찬 조상무가 맞나? 놀라고 또 놀랐다.

    배우 서정연은 1971년생으로 올해 46세다.

    연극판에서 20여년 잔뼈가 굵었지만 TV에서는 최근 2년 사이 부상한 ‘새로운 얼굴’이다.

    평생 인터뷰가 두 번째라는 그를 최근 광화문에서 만났다. 서정연을 소개한다.

    그는 1996년 뒤늦게 연기를 시작했다.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서정연이 아닌, 다른 인물이 된다는 것이 너무 좋았단다.

    연극배우의 삶이란 소수 몇을 제외하고는 늘 생활고와의 싸움이다. 열정 하나로 버티는 것도 20대 정도지, 많은 배우가 30~40대를 거치면서 포기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든다.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했죠. 백화점, 동대문 시장에서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고, 의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표준환자 역할도 많이 했어요. 생활은 ‘초절약’이죠. 하지만 늘어나는 빚을 감당할 수 없었어요. 큰 빚은 아니었지만 큰 짐이었죠. 연극을 계속하는 게 사치스러운 일인 것 같아 그만뒀어요. 그게 서른아홉이었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월급을 받았어요. 걱정은 사라졌지만 행복하지 않더라고요. 집과 회사를 오가는 일상뿐이었어요. 연극할 때는 행복했고 만족감이 컸는데 그런 게 없었어요. 결국 1년 만에 연극판으로 돌아왔어요. 카드 돌려막기를 하면서 파산할 때까지 한번해 보자는 생각이었죠.”

    반전은 2012년에 왔다. 드라마 ‘아내의 자격’이 연극배우들을 대상으로 대거 오디션을 진행한 것. 안판석 PD에게 발탁된 그는 TV라는 다른 세상으로 걸어들어왔다.

    그는 ‘아내의 자격’을 시작으로 ‘밀회’와 ‘풍문으로 들었소’까지 세 작품 연속 안 PD와 작업했다.

    ‘아내의 자격’에서는 대치동 엄마로 10회 정도 단역 출연했고 ‘밀회’에서는 조선족 엘리트 출신 식당 아줌마로 2회 나왔다. 그리고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재벌가 사모님(유호정 분)의 깐깐하고 새침한 비서 역을 맡아 조연으로 올라섰다.

    이후는 일사천리다. ‘새로운 얼굴’에 늘 목마른 드라마계가 여러 얼굴을 가진 서정연을 놓칠 리가 없었다.

    ‘그녀는 예뻤다’ ‘풍선껌’ ‘태양의 후예’ ‘끝에서 두번째 사랑’ ‘맨몸의 소방관’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캐스팅됐다. 이중 ‘대박’이 난 ‘태양의 후예’는 서정연에게 또다른 큰 기회가 됐다. 그가 이승준과 보여준 송닥-하자애 커플의 앙상블은 드라마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급기야 그는 현재 드라마 세 작품을 동시 촬영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쏟아진 것이다.

    현재 SBS TV 월화극 ‘피고인’에서는 박정우(지성)를 돕는 정신과 의사 김선화, KBS 2TV 수목극 ‘김과장’에서는 김과장(남궁민)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조상무를 연기하고 있다. 사전제작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도 촬영했다.

    “거절을 못 해서 세 작품을 동시에 하게 됐는데 다시는 이렇게 안 할 거예요. 부담스럽고, 세 작품에 다 미안한 상황이 발생하니까요. 그나마 ‘피고인’과 ‘김과장’ 모두 잘돼서 천만다행입니다.”

    서정연은 “나는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라며 “연기는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렵다. 계속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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