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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무덤 많은 곳의 집터는 불길한가

  • 기사입력 : 2019-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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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시 부북면 제대리의 산세가 깊은 곳에 강호산인(江湖散人) 김숙자(金叔滋)가 처음 거처를 정한 가옥이며 그의 아들인 점필재 김종직(金宗直) 선생이 태어나고 돌아가신 ‘추원재’가 있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학자였던 김숙자 선생은 정몽주의 학통을 이어받은 길재에게 학문을 사사했고 아들 김종직으로 잇게 했으며 그 뒤로는 정여창, 김굉필을 거쳐 이언적, 조광조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성리학의 학맥을 이어지게 했다. 추원재, 즉 김종직 선생의 생가 입구에는 신도비명이 ‘문간공 점필재 김선생(文簡公 畢齋 金先生)’의 전서체로 새겨진 이수(뿔 없는 용의 모양을 아로새긴 형상) 문양의 비각이 있다. 비각은 생가를 포함한 마을의 생기(生氣)가 밖으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수구막이’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정 당시 수령 200년 된 느티나무도 마을의 ‘당산나무’이자 ‘수구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

    수구막이는 ‘물의 나가는 모습이 곧으면 재물이 산지사방으로 흩어지는 것(直蕩活大皆凶·직탕괄대개흉)’을 방지한다. 이중의 수구막이는 산이 첩첩으로 있는 것이 하나 있는 것보다 흉풍과 흉살을 막는 데 더 큰 효과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된다. 수구막이는 비단 고택 입구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나 단독(전원)주택 및 공장, 점포, 사찰 입구에 두어도 생기를 응집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주출입문 입구에 있는 큰 나무나 머릿돌과 경비실을 수구막이로 볼 수 있으며 그 외의 경우도 목(석)장승, 돌탑, 노거수(수령이 오래 된 당산목, 풍치목, 정자목 등의 나무), 조산정원(造山庭園·성토를 해서 가꾼 정원) 등을 이용해 수구막이를 조성한다. 이러한 수구막이는 내부에 생기를 응집시킬 뿐만 아니라 외부의 흉한 살기(殺氣)가 침범하는 것을 막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현대 건물에서 수구막이만 적소(適所·꼭 알맞은 자리)에 두어도 ‘장수(長壽)와 복(福)을 얻는 건물’이 될 수 있다.

    추원재는 산줄기(용맥)의 중심에서 약간 비껴난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대체로 기운이 응집된 곳에 있으며, 좌측 계곡에서 내려온 물이 우측 계곡의 물과 주차장 주변에서 합수해 비각 근처의 외백호(우측 바깥 산)를 지나 밀양강과 만난다. 바깥 입구에서 대문을 통해 바로 보이는 부분은 추원재의 우측 벽인데, 대문을 약간 우측으로 튼 것은 흉풍이 벽에 부딪힌 후 순화된 바람으로 바뀌어 집안에 머물도록 한 것으로 보였다. 사람이 직접 맞는 바람은 흉풍이지만 순화된 바람은 생기를 머금은 바람으로 사람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집 뒤쪽은 측면 일부가 포함된 산줄기가 이어져 내려왔으며 지기(地氣)를 강화시키는 대나무가 심겨 있었다. 측면이 포함됐다는 것은 추원재의 땅심이 좋기는 하나 약간 부족하다는 뜻이다. 추원재의 우측에서 내려오는 물은 벼슬이 높은 귀인이 난다는 ‘구곡수(九曲水)’이다. 안산(앞산)은 외백호인데, 안산 너머의 밀양강은 강직한 성품의 인물이 나며 벼슬이 정승에 이른다는 ‘암공수(暗拱水)’에 해당한다. 김숙자, 김종직 두 부자는 성리학의 도통을 세우고 뿌리를 내리게 함으로써 한국사에서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이다.

    고택이든 현대주택이든 집터를 구할 때, 산줄기의 연장선상이면서 측면이 아닌 ‘정중앙의 끝자락에 있는 터’라야 최대한의 지기를 받아 발복(發福)이 이루어지게 된다. 산의 측면에 있는 터라면 집터의 향(向·집의 앞쪽 방향)을 놓을 때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바람맞는 집’이 될 수 있다. 전원이든 도심이든 집 앞으로 물이 지나가면 땅심을 돋우어 사업 번창과 건강을 가져다준다. 전원의 경우 터 위쪽의 같은 산줄기에 무덤이 많으면 보기에는 꺼림칙할 수 있으나 대체로 좋은 터가 많다. 그러나 터 전체에 집을 앉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지기가 충만한 곳을 택해야 하며 이런 곳을 혈(穴)이라 하는데, 주산(뒷산)을 변압기로 본다면 혈은 전등으로 비유할 수 있다. 집 앞쪽으로 부는 바람과 서향 햇빛은 나무를 심거나 창고와 작업실 같은 ‘차폐물’을 사용하길 권한다. 땅심이 좋다면 적절한 위치를 잡아 연못을 설치하길 권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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