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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성계 "여성 상품화하는 아랑규수 선발대회 중단하라"

  • 기사입력 : 2019-05-16 19: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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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여성계가 '밀양아랑규수 선발대회'를 두고 여성순결을 강요하는 성 상품화 취지의 행사라며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남여성단체연합는 16일 성명을 내고 "미인대회라는 이름으로 여성을 상품화하는 행사가 여전히 자행되는 현실도 개탄스러운데 여성의 상품화를 넘어 여성의 순결을 미덕으로 포장하는 행사가 현재에도 지역축제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며 "여성들은 그저 할 말을 잃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밀양 아랑규수 선발대회와 아량제향은 밀양 아리랑 대축제의 3대 정신 충의(忠義), 지덕(智德), 정순(貞純) 중 '죽음으로서 순결의 화신이 된 아랑낭자의 정순(貞純) 정신'을 기리는 행사라 밀양 아리랑 대축제는 밝히고 있다"며 "정순정신을 기린다함은 여성에게 무엇을 강요함인가? 여성들에게 순결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맞바꾸라는 말인가"라 반문했다.

    이어 "밀양시와 밀양문화원은 밀양 아랑규수 선발대회를 즉각 중단하고, 성인지적 관점에서 밀양아리랑대축제를 검토하라"고 강조했다.

    아랑규수 선발대회는 밀양시가 주최하는 밀양아리랑대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제61회 밀양아리랑 대축제 기간에 열리는 이번 대회는 오는 19일 영남루에서 개최되며 사전심사를 통과한 15명이 겨루어 진·선·미·정·숙 등 5명의 아랑규수와 10명의 모범규슈를 선발, 밀양을 대표하는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 참가자격은 밀양에 사는 만17세~28세 미혼여성이나 학생, 출향인의 자녀 등이 된다.

    경남여성계는 이 행사 근간이 된 '아랑설화'의 유래와 그 상징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아랑설화의 유래는 정인섭의 '온돌야화'에서 연유한다. 밀양에 부임한 태수의 딸 아랑이 성폭력에 저항하다 살해당한 뒤 그 원혼이 밤마다 신관 태수들에게 나타나 자신의 억울함을 고하게 되고, 한 신관 태수가 아랑의 억울함을 풀어주려 가해자를 잡아 처형하니 원혼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는 설화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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