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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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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우울장애

유병국(창원파티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기사입력 : 2021-05-31 08: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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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장애는 우울한 감정과 의욕, 인지적 장애, 신체적인 문제 등을 야기하여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만성적 질병을 말한다. 성인에서 가장 흔한 정신과적 장애의 하나이며, 남성 5~12%, 여성 10~25%로 여성의 유병률이 약 2배 정도 더 높다.

    우울장애의 발병 원인은 유전 등의 생물학적인 요인이나 정신 사회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또 신체질환이나 약물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우울장애의 증상은 구체적으로 정서 장해, 사고 장해, 행동 장해 그리고 신체 증상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정서 장해 초기에는 정서적인 표현이 없어지고, 일상적인 일에 관심이 없어지며, 생기를 잃는다. 우울 상태가 더 진행되면 표정과 태도가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무표정하게 되고, 평상시 하던 일도 어렵게 느껴지고 자신감도 잃게 된다. 더 심해지면 자기 무능력감, 열등의식, 절망감, 허무감이 생겨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극단적인 생각과 시도까지 하게 된다.

    사고 장해는 우울한 감정의 결과로, 사고의 흐름 자체가 둔해지게 된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자신이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해 후회와 자책을 많이 하게 되며, 그 결과 끊임없이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행동 장해는 생각이 느려지면서 행동도 느려지고 침체되며, 증상이 가벼울 때는 최소한의 일상생활을 유지하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기계적이고 결단력이 없어져 전형적인 정신운동 지체가 나타나게 된다. 이로 인해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이 잘 되지 않고, 매사가 귀찮아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도 회피하게 된다.

    환자에 따라 감정을 위주로 나타나는 우울증이 있는 반면, 신체 증상을 위주로 나타나는 우울증도 있으며,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신체 증상은 수면장애로 잠이 들기도 어렵지만 깊이 잘 수 없고, 새벽에 일찍 잠이 깨기도 한다. 꿈을 많이 꿔서 잠을 설쳤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으며, 사실은 잘 자고서도 한잠도 못 잤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식욕부진과 변비,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도 흔히 나타나며, 체중감소나 피로감도 중요한 신체 증상이다. 그 밖에 두통, 권태감, 월경불순, 성욕감퇴 증상도 있을 수 있다.

    우울장애는 우울 기분을 동반하는 적응장애, 불안장애, 신체화장애, 거식증 등 다른 정신질환이나 알코올 남용과의 감별이 필요하며, 정상적인 애도 반응과도 감별해야 한다. 또한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뇌혈관질환 등과의 감별도 중요하다.

    치료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를 포함한 약물치료와 환자의 심리적인 고통과 불편감을 감소시키기 위한 정신치료를 한다. 약물치료 2주 후부터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해 치료 2~3개월 후에는 발병 전의 모습으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유지 치료를 최소 5개월 이상 실시해야 재발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너무 빨리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되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자신과 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버리고, 유연성 있고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며, 새로운 인식과 행동반응을 연습하는 인지치료가 약물치료와 병행되면 효과가 더 좋다. 경증의 환자는 대부분 약물치료와 함께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 정신운동 지체 발생으로 업무수행이 곤란한 상태가 되면 입원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우울장애로부터 충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너무 빨리 회사나 일상생활에서 과중한 업무나 책임을 맡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노력이 중요하다.

    유병국(창원파티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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