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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 겨울 진객 재두루미 잠자리 확보 위해 “저수지 수위 더 낮춰야” VS “현재 적정”

창원시·농어촌공사 협약에 따라
지난달 수위 3.6m→3.38m로 낮춰
전문가 “현 수위론 정착 힘들어

  • 기사입력 : 2021-11-07 20: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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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가 겨울철 주남저수지 내 재두루미 잠자리 확보를 위해 저수지 수위를 낮추는 작업을 마친 가운데, 조류 전문가들은 저수지 수위가 여전히 높아 재두루미의 안정적인 월동기 정착이 힘들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는 세계적으로 6500마리 정도 생존해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우리나라 대표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는 지난 겨울 재두루미 1000마리가 찾았다. 올해는 지난달 20일 3마리가 최초로 머문 이후 현재 40여마리가 관찰되고 있다.

    창원시는 재두루미 월동기 정착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와 겨울철 수위를 3.2m~3.5m로 조절하기로 협약을 맺고 이행 중이다. 올해는 지난달 17일 재두루미가 저수지 상공에서 확인됨에 따라 농어촌공사에 수위 조절을 요청, 19일부터 수문을 개방해 기존 3.6m(수문 기준)이었던 수위를 3.38m까지 낮췄다.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에서 재두루미와 기러기 등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지난해 11월 5일(왼쪽)과 올해 11월 5일의 모습이 대조적이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에서 재두루미와 기러기 등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지난해 11월 5일(왼쪽)과 올해 11월 5일의 모습이 대조적이다./김승권 기자/

    ◇조류 전문가 “잠자리 협소… 수위 더 낮춰야”= 조류 전문가들은 예년에 비해 저수지 수위가 높아 재두루미가 저수지 내에 머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두루미가 천적을 피해 안전하게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물 높이는 20~30㎝ 수준인데, 올해는 전체적인 수위가 높다보니 재두루미들이 저수지 내 갈대섬에서 20여m 떨어진 물가에 머물던 예년과 달리 갈대섬과 인접한 한정된 장소에만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새 박사로 알려진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멸종위기종 보호 측면에서 보면 재두루미를 목격한 후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10월 초부터 수위 조절 및 곡식 뿌리기 등을 진행해 재두루미가 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남저수지는 본래 한국에 있다가 일본 이즈미시로 향하고 있는 3500여마리 재두루미의 발길을 돌릴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창원시가 재두루미를 다시 우리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소명을 가지고 월동지 정착에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희자 낙동강주남저수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주남저수지 중앙부는 수심이 다른 곳보다 얕아 수위 10㎝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며 “현재 3.38m 수위에서는 재두루미가 정착할 수 없어 최소한 3.3m까지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창원시 “다양한 환경 요인 고려해 결정”= 창원시는 현재 재두루미가 저수지 내에 머물고 있고, 수위를 과도하게 낮출 경우 수질오염과 잠수성 오리류 부적응 문제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내부 기준으로 정한 3.3~3.4m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재두루미 외에도 다양한 철새가 월동하는 주남저수지 특성상 수위가 낮아질 경우 물 속에 잠수해 먹이를 구하는 잠수성 오리류가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창원시의 설명이다.

    창원시 주남저수지과 관계자는 “현재 재두루미가 갈대섬 인근에서 머무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현 수위에 대해서는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건기인 겨울철에는 자연적으로 10㎝ 정도 수위가 하락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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