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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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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저소득층 청년 자립 돕는 ‘희망 일터’

베트남요리·커피전문점 ‘카페홍’
2년 전 청년자활사업단 통해 개업
일하며 교육비 지원받아 공부도

  • 기사입력 : 2022-05-16 22: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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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하면서 우울했던 과거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카페홍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청년들의 희망입니다.”

    지난 13일 오전 9시께 찾은 창원시 진해구 웅천동에 위치한 베트남 요리·커피 전문점 ‘카페홍’은 영업 준비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경력이 제일 많은 고참 직원이 신규 직원에게 조리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카페는 마치 베트남에 왔다고 착각할 정도로 베트남풍 장식품과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청년들은 정성스레 쌀국수 한 그릇을 만들기도 하고 커피를 내리며 손님들의 만족감을 채우고 있었다.

    진해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 중인 카페홍 한 직원이 주문 받은 커피를 내리고 있다.
    진해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 중인 카페홍 한 직원이 주문 받은 커피를 내리고 있다.

    카페홍은 2020년 11월에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같은 저소득층 청년들이 대상인 ‘청년자립도전자활사업단’을 통해 문을 열게 됐다.

    이 카페는 진해지역자활센터가 운영을 맡고 있으며 구청을 통해 소개받은 청년(만 18세~39세)들이 사업장에서 일하며 기술을 배우고, 교육비를 지원해 진로 공부에 도움을 줘 자활과 자립을 이루게 하는 게 목표다. 경남에는 ‘청년자립도전자활사업단’으로 운영 중인 사업소가 총 10곳이 있다.

    경력 8개월 차인 김귀재(25)씨는 일을 시작하면서 긍정적인 성격으로 변했다고 한다. 김씨는 “일을 하기 전에는 2년 동안 집에만 있었다. 대인기피증도 생겨 밖에 나가기도 싫고 사람 만나기도 두려웠다”며 “어머니 권유로 일을 시작하면서 동료들과 대화도 하고 고민도 나누고 직접 돈을 버니 성격이 쾌활해지고 꿈과 목표도 생겼다”며 웃음을 보였다.

    김씨는 카페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교육비 지원을 받아 퇴근 후 애견 미용 자격증 학원도 다니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퇴근 후 공부를 해 미용자격증,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며 “요즘은 애견미용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 퇴사 후 애견미용사 일을 할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소득층 청년들의 희망이 된 카페홍이 처음부터 순탄하게 운영됐던 것은 아니다. 개업 준비부터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는 김동수(가명)씨는 “처음에는 다들 일이 힘들고 서로 잘 맞지 않아 다투는 경우도 많았다”며 “서비스직 일을 처음 해봐 주문 실수로 손님들께 사과도 자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은 점심시간에 손님이 몰려 대기 줄도 생길 정도다. 베트남풍 컨셉을 정해 운영하다 보니 손님들이 색다르게 생각을 많이 한다”고 자랑했다.

    카페홍은 직원들의 끈기 있는 노력과 자활센터의 홍보 덕에 지역에서 싸고 맛있는 식당으로 소문나 월매출 1700만원 정도의 탄탄한 식당으로 자리 잡게 됐다. 김미숙 진해지역자활센터장은 “지금 일하는 청년들이 자활·자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며 “식음료 외 본인의 성향이나 특기가 다른 방향에 있으면 따로 교육 지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2호점을 개업하고 다른 청년들이 1호점을 취업훈련장으로 하는 교육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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