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9일 (목)
전체메뉴

“녹조 독소, 낙동강 1㎞ 떨어진 공기서도 검출”

도내 환경단체, 낙동강 주변 14곳 분석
“본포생태공원 등 에어로졸 형태 확산
뇌질환 유발 독소도 나와…안전 방치”

  • 기사입력 : 2022-09-21 20:10:51
  •   
  • 낙동강 주변 공기에서 발암과 뇌 질환 등을 일으키는 ‘마이크로시스틴’과 ‘BMAA(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니)’ 등 남세균(녹조) 독소가 에어로졸(액체 미립질) 형태로 공기 중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본포생태공원 등 공원시설은 물론 낙동강에서 1.17㎞ 떨어진 부산 주거단지에서도 검출돼 대도시로 확산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도내 환경단체 회원들이 21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 독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도내 환경단체 회원들이 21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 독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21일 환경운동연합 등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 독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일 사이 낙동강 주변 14곳에서 물·공기 시료를 채취해 남세균 독소를 분석했다. 김태형 창원대 교수팀이 공기 시료를 채집했고, 이승준 부경대 교수팀과 신재호 경북대 교수팀이 녹조 독소를 분석했다. 3차에 걸친 조사는 모두 시민 생활과 직결된 지점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7곳에 대한 물 시료 분석 결과, 합천군 저수지 물에서 최대 수치인 5337ppb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곳은 주민제보로 추가 조사가 이뤄진 곳이다. 다음으로 낙동강 화원유원지에서 366.44ppb가 검출됐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국(EPA) 물놀이 기준은 8ppb다.

    11곳의 공기 시료 채집에서는 김해 대동 선착장 배 위에서 최대 수치인 6.8ng/㎥, 창원 본포 생태공원 4.69ng/㎥가 배출됐다. 이는 각각 미국 뉴햄프셔주 강 공기보다 각각 523배, 360.7배 높은 수치이다.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 뇌 질환을 유발하는 독소 BMAA도 검출됐다. 대동 선착장 옆 유람선 선착장 주변 물에서 8ppb, 공기에선 16.1ng/㎥의 BMAA이 검출됐다. 이는 지난 8월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검출된 것보다 7.2배 높은 수치다.

    더욱이 수변에서 최대 1.17㎞ 떨어진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지난 조사에서는 남세균이 1.5㎞까지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한 사실이 있어 위험 범위는 최소 1.5㎞ 이상으로 확인됐다. BAAM은 마이크로시스틴보다 분자 구조가 간단해 공기 중으로 더 멀리 확산할 것으로 추정됐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대동 선착장은 어부들이 일상적으로 배를 정박하고 잡아 온 물고기를 손질하는 생활 현장이고, 본포생태공원 등은 일상에 지친 국민이 휴식과 여가를 위해 찾는 공간이다”라며 “이 지역 모두 녹조 우심 지역이지만, 중앙·지방 정부는 녹조 유행성 관련 어떠한 안내와 경고도 하지 않았다. 사실상 국민 안전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준혁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